'작가의 서랍' 안에는 아직도 '발행'을 기다리고 있는 글이 가득하다. 직장인으로서의 삶과 브런치 작가로서의 삶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양질의 글을 써내면서 회사 업무에도 충실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피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욕심일까?
글을 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야 쓸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다. 자투리 시간에 틈날 때마다 한자라도 더 써야 브런치 글을 완성할 수 있을까 말까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출근길에 지하철 역에서 회사까지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으로 쓰느라 손가락 끝이 잘려 나갈 거 같지만 그래도 쓰는 거다.
글 쓰는 최적의 시간, 콰이어트 타임
출근해서 아침 7시 50분에 자리에 앉아 8시가 되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스티커 메모에 생각나는 대로 쓴다. 콩나물시루처럼 50명이 한 공간 안에 모여 앉아 있는 사무실이지만 이 시간만큼은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만 들린다.손가락이 살아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어렸을 때 엄마가 나에게 '아휴~ 입만 살아가지고!'라고 하셨다. 입이 살아야 말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손가락이 살아있어야 글을 쓸 수 있다.
조용한 아침에 타자 소리는 오로지 나뿐이다. 마치 목숨 걸고 싸우는 투사처럼 키보드를 때린다. 다른 동료들이 경쟁상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 혼자만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듯한 안도감과 뿌듯함은 덤이다. 8시부터는 메모를 끄고 업무에 집중해야 하므로 내 머릿속을 비틀어 글을 짜낸다.
브런치 글쓰기 스몰 스탭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라는 책의 제목이 퍽 마음에 든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해야 한다.
1.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브런치 사이트 바로가기를 만들었다.
2. 상태 표시줄에 두어 원클릭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3. <로그인 상태 유지>를 눌러서 브런치로 한방에 로그인!
스티커 메모에 글을 어느 정도 쓴 다음 내용을 긁어다가 붙여 넣으면 끝이다.
짧은 단 몇 분 사이에도 생각보다 많은 생각을 글로 펼칠 수 있다.
4단계로 나누어 볼까.
1. 스티커 메모에 쓴 글을 긁어 Ctrl+X로 잘라내기를 한다
2. 브런치 아이콘을 누른다.
3. 글쓰기 버튼을 누른다.
4. Ctrl+V 를 눌러 메모를 붙여 넣는다.
퇴근 후 집에 와서 글쓰기
브런치에 글도 쓰고 업무도 하면 도대체 집안일은 언제 하나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직장인이 글쓰기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일만 있으랴. 퇴근 후 집에 오면 산더미로 쌓여있는 설거지 그릇들이 어서 고무장갑을 끼고 이리로 와달라고 손짓한다. 세탁물이 쌓여 토하고 있는 세탁기는 이리로 와 '동작' 버튼을 눌러달라고 외친다.
5분이면 끝날 수 있는 집안일인데 애써 외면한다. 한번 시작한 집안일이란 끝이 없다. 퇴근 후 남아 있는 에너지를 아껴서 한자라도 더 쓰고 싶다. 미안하지만 글쓰기에 에너지를 먼저 두고 집안일은 그다음이다. 글이 잘 안 써지거나 존엄한 인간의 집으로써의 우리 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때는 집안을 가꾼다.
내 글을 읽는 친구들이 '너 참 부지런하다.'라고 한다. 나름의 잔머리를 굴려 만들어 둔 세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브런치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마치 KINFOLK 잡지 같다. 깔끔하면서 아늑한데 세련되기까지 하다. 광고는 당연히 없다. 호흡이 긴 글을 담는 플랫폼인 '브런치'를 한 지 100일이 되어간다. 흰 바탕에 '본고딕'체로 써 내려가는 브런치 글, 브런치 작가는 오늘도 좋아서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