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를 안무하다 - 포기

Get in again

by 김성용

나는 어느 순간부터 명상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두면, 그것은 어느새 불길하거나 불편한 생각들을 끊임없이 끌어내며 나를 그 안으로 밀어 넣곤 했다. 그 상태를 멈추고 싶었다기보다, 그저 그것을 방치하는 것이 더 이상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듣게 된 수업에서 나는 눈을 감고 머릿속에 원을 그리고, 그 안에 점을 찍은 뒤 그 점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하지만 30초도 채 지나지 않아 나는 이미 그 점을 놓치고 있었다. 다음 스케줄을 떠올리고, 어제의 대화를 되짚고, 생각이 맞는지 의심하는 사이에 나는 다시 그 점을 잊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스스로를 자각하고 다시 돌아오지만, 곧 다시 놓쳐버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 상황이 어이없어 웃고 있던 나에게 선생님은 조용히 “힘드시죠”라고 말했다. 나는 웃으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안 되네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며, 명상은 오래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이 깨지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그는 get in again이라고 불렀다.


그 말은 내 안에 오래 남았다.


이후 연습실에서 나는 그 개념을 다른 방식으로 마주하게 된다. 바닥에 누운 한 무용수에게 “listen to your body”라고 말했을 때, 그는 바로 움직이지 않고 잠시 멈춘 뒤 아주 미세한 움직임으로 시작했다. 어깨의 작은 반응에서 출발한 움직임은 호흡과 함께 점차 팔과 척추로 이어지며 확장되었다. 그 움직임은 어떤 동작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기보다, 몸의 상태를 탐색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몸의 어딘가에서 시작된 감각, 풀어내고 싶은 지점, 혹은 설명하기 어려운 신호 같은 것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움직임은 점점 커지고 형태를 가지기 시작했고, 리듬과 구조를 갖추며 ‘좋은 동작’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처음 그 움직임을 시작하게 했던 이유는 사라져 있었다.


나는 그 지점을 멈춘다. 그리고 묻는다.

“처음에 왜 움직였어요?”


대부분의 경우, 무용수는 그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조금 전까지 분명히 존재했던 출발점이 이미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그럴 때 나는 말한다.

“괜찮아요. 다시 들어오면 돼요.”

그리고 덧붙인다.

“get in again.”


그는 다시 바닥에 누워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전보다 더 천천히, 더 신중하게 몸을 듣기 시작하고, 다시 움직임을 시작한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Process init에서의 중요한 구조를 인식하게 되었다. listen to your body는 몸의 신호를 따라 움직임을 시작하게 하는 출발점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신호를 놓치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움직임이 발전하고 형태가 만들어질수록 우리는 쉽게 그 시작의 이유를 잊는다. 그리고 그때, 다시 몸으로 돌아오는 행위가 필요해진다.


나는 이제 listen to your body와 get in again을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한다. 하나는 시작이고, 다른 하나는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 둘은 분리된 단계가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되는 하나의 과정이다.


놓치는 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인식하고 다시 돌아오는 선택이다. 그 반복 속에서 움직임은 단순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갱신된다.


그래서 나에게 get in again은 집중의 기술이라기보다, 포기하지 않는 방식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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