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밤

# 나 어릴적에

by 차나처

아직 볕 아래 할 일이 구슬처럼 맺혀 있는데

어슴푸레함이 땅거미라는 이름으로 내려앉아

시야를 가립니다


눈치 없는 땅거미는 떠날 생각 없이

거대한 밤의 장막을 끌어당겨

못다 한 일들을 어둠 속에 가둬 둡니다


달빛보다 고운 등잔불아래 손때 묻은

반짇고리를 가만히 끌어당깁니다


등잔 너머로 번지는 노란 온기가

바늘귀 찾는 손길 위로 번져갑니다


웅크림과 펼침사이에서 방황하듯

다리를 조여매 보기도 하고

허리를 길게 늘어뜨려 보기도 합니다


온밤을 헤매던 어둠은

새벽자리를 갈무리하고

어머니의 또 다른 아침이 되어

고요히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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