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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윔 Sep 22. 2023

여전히 워케이션, 여전히 노마드

워크는 어디로 간 워케이션

2021년 12월 3일


2023년 9월 22일인 지금으로 부터 약 2년 전에 쓴 글이다.

https://brunch.co.kr/@kimswim/18


당시엔 코로나가 대 유행이었고 저금리 시대였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활동 제한은 해제되었고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었으며(이 또한 당시에 비하면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양양에 집을 짓고 있었던 시기였다.


불과 2년사이 일어난 변화는 실로 엄청 났다.


어떻게 해냈는지도 모를 빚으로 가득한 500여평의 대지에 노마드오아시스를 꿈꾸며 "힐러스"라는 복합문화공간을 "건축"했다.


저금리시대에서 시작했지만 고금리로 마무리되어 빚과 이자가 엄청나게 쌓인.... 

그 사이의 결과물....



2년 사이 생겨난 가장 큰 결실...힐러스


그 간의 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미쳤었다"



사실 계획이 아주 없는건 아니었다. 지금의 위치에 언젠가 멀리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집을 짓고 나이든 남편이 더이상 카페를 할 수 없을때가 올 수도 있을 걸 대비해서 로스팅실이나 작게 마련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인근의 다른 곳에 집을 짓게 되었고 이 위치에 우리는 우리의 꿈을 풀어보자고 했다.


그렇게 원대한 꿈을 꾸었다.


지역의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도 만들고, 숙박도하고 카페도 하고...


10년이 가까운 시간을 양양에서 보내며 꼭 돈 버는 일만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욕구가 항상 있었던 나는 그런 꿈을 담은 공간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꿈이 었었던것 같다.


그러는 와중에 "워케이션"이라는 키워드가 급부상했다.


코로나로 출근이 어려워지면서 리모트 워크가 활발해 졌고(사실 이건 활발해졌다기 보다 감염병의 특성상 제한할 수 밖에 없는것이었다) 사람들은 집이 아닌 곳으로,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떠나길 바랐다.


그렇게 양양의 작은 숙소들이 엄청나게 활기를 띄었다.

물론 코로나가 끝나면 침체기가 올거라는 예상도 했다. 

하지만 전쟁과 원자재값 상승, 고금리는 예상하지 못했다. 엄청난 이변이었다.


그 영향은 건물을 짓고 있던 우리에게도 엄청난 타격이 되었다.

대출이 되지 않았고, 공사가 설수도 있는 위기도 왔다.

콘텐츠를 채울 만큼의 대출은 허용되지 않게된것이다. 


그 사이 여전히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워케이션을 이야기 한다.

특히나 지자체에서 워케이션에대해 엄청나게 많이들 이야기 하고 있다.

얼마전 양양에서 열린 강원워케이션 포럼에 다녀오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주관하는 곳에 따라 의미만 있는 워케이션 센터가 생기기도 하고 워케이션 프로그램이 생기기도 한다.  청년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지역활성화 정책과 연결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워케이션"이라는 단어를 나는 부정하기 시작했다.


내가 바라보는 워케이션은 Work가 없이는 이야기 될수 없는것인데 온 사방이 vacation을 기반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일은 알아서들 해라 하는 느낌이랄까...


강원도의 워케이션은 worcation 으로 워딩을 한다. 모두가 workation이라 이야기 하는데 k가 아닌 c를 쓴데는 강원도가 바라보는 워케이션은 vacation에 무게가 있기 때문이겠지.

구글이 물어본다. 이것을 찾으셨나요? Workation

혼란이 가득했고 지어진 건축물에 담고싶었던 컨텐츠들이 지자체의 워케이션의 방향성을 따라갈 수 없어서 오픈한지 5개월을 향해 가지만 숙박과 카페 이외엔 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있다.


빚은 늘어가고 이자도 쌓여있고 점점 침체기가 오고 힘들어지지만 그만큼 더 많이 고민하고 있다.


혹자는 무슨 소리냐 일단 돈을 벌어야지 돈 벌고 이미지는 얼마든지 세탁할 수 있다 이야기 한다. 

안다. 

하지만 나는 할 수 없는것도 안다. 


2년 사이 워케이션으로 여기저기 많은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워케이션 포럼에서 어떤 분이 워케이션을 운영하시는 분께  "워케이션으로는 사업수익이 나지 않을 것같은데 어떻게 운영하고 계시냐"는 요지의 질문을 했다.


그분의 답변은 "주 수입원은 숙박이고 워케이션은 콘텐츠의 일환"이라는 취지로 답변하셨다.


어떤 분이 이런 이야기도 하셨다.

"요즘 로컬푸드 이야기 많이 나오는거 옛날 부터 우리가 하고 있었던거다 "신토불이"라고..."


아마도 지자체 입장에서 워케이션 역시  이전의 유사한 형태의 사업과 이어져 오고 있는걸로 느껴진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거하게 건물까지 지어놓고 왜 그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있는것일까?


워케이션이라는 것을 사업으로 잠시나마 고민했던 시절, 사실 꽤나 오래 고민했던 시간들을 가볍게 밀어 넣을 수 있었던건 여행의 일환으로 완전히 굳어지면서 부터이다.


수익이 낮다라도 혹은 없더라도 밀어 부칠만한 희망과 미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OOT 라는 서비스를 고민했던 시절에 만든 브랜드 정의


오프라인이 받쳐주지 못하면 절대 성공하기 어려운 워케이션...


하지만 변하지 않은건 이 건축물을 지을때 생각했던 우리의 기준이다.

우리는 모두 노마드들이고, 힐러스는 그들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그 기준


우리에게 워케이션은 언제까지 남아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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