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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우리는 결국 힘들어도 빙글빙글

by 김타다




어라... 왜 눈물이?


팍팍한 인심, 치열한 경쟁, 넘쳐나는 과시와 혼란스러운 미디어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마음 한 구석이 쓴 커피처럼 씁쓸하게 물들기 마련이죠. 지친 하루 끝, ‘삑’ 소리 내며 대중교통에 카드를 찍고 타면 보고 싶지 않아도 사람들의 이런저런 얼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혹은 그런 관심을 줄 여유조차도 남아있지 않아 핸드폰만 바라보거나 눈을 감게 되고요. 어찌 됐든 종국에는 ‘나만 힘든가?’ 하는 의구심을 도통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 순간 이런 장면을 누군가 노래해 줄 때 우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그 노래에 기대고 싶어 집니다. 이 노래가 나 같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면서요.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좋게만 들리던 멜로디가 슬프게 들려오는 듯한 순간, 애교 살 밑에서 묵직하게 차오르는 묘한 억울함, 분통, 슬픔은 겨우 참아내도 그 여운은 막을 수가 없죠. 이상하게, 듣다 보면 분명 베이스는 신나는 데, 왜 눈에선 눈물이 흐르는 걸까요…?


XZMbo-rIhxTVuMhKUI10PTYkkHKGAjcOEcCpUGpH5DyPz0xh19G3oNIuG25z_JFjwlc9T1oh_oQrguXmGi7CYX0CFZe0Or4E3PzVC5MnqV8sBqM 눈물이 나는 걸 어떠케… /_ \


저 역시도 많은 노래를 들으며 많은 순간 울컥임을 참아봤는데요. 여느 새벽과 같이 나를 토닥여주는 노래를 듣으며 눈물을 참고 있는데... 어라, 눈길이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삶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담은 그릇으로 ‘끝없이 돌아가는’ 움직임이 유달리 많이 쓰인다는 걸요. 이 공통점을 발견한 순간, 왜 인생은 돌고 돈다고 하는 걸까, 그리고 돌고 돈다는 건 우리에게 어떤 위안을 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또 저에게 큰 위로가 됐던 두 곡을 위주로 이 호기심을 파헤치고, 위안을 좀 얻어볼까 해요.




화려한 순간과 절망의 늪 위로 돌아가는 회전목마



출처 : Mnet [ENG] SMTM10 [풀버전/7회] ♬ 회전목마 (Feat. Zion.T, 원슈타인) - 소코도모 @ 본선 Full ver.



내가 슬플 때마다
이 노래가 찾아와
세상이 둥근 것처럼 우린 동글동글
인생은 회전목마
우린 매일 달려가
언제쯤 끝나 난 잘 몰라

Sokodomo - 회전목마 (Feat. Zion.T, 원슈타인) (Prod. Slom) 中



빙글빙글 위로를 건네는 첫 번째 곡, 쇼미더머니 10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소코도모 (Sokodomo)의 '회전목마'입니다. 처음 이 무대를 시청하고 난 뒤에는 홀린 듯 이 노래만 미친 듯이 돌려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곡 전체를 관통하는 ‘회전목마’라는 주제에 걸맞게 무대 기획 또한 완성도가 높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화려하고 웅장한 놀이공원이 사람이 전부 사라진 밤만 되면 쓸쓸하게 변해버리는 것처럼 순간순간 반전되는 회전목마의 영상 그래픽이나, 퍼레이드에서나 볼 법한 장난감 병정들 같은 댄서들의 움직임이 확실히 이목을 끌었죠. 본격적으로 강렬하게 시작을 알리는 스네어 드럼이 나오기 직전, 그 가운데에는 뾰로통한 얼굴로 잡고 있던 빨간 풍선을 세차게 놓아버리는 아이 같은 소코도모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회전목마’란 어떤 느낌을 주나요?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한 놀이공원에서 굳이 시간 내어 타고 싶지는 않은 기구인가요,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심이 가득한 놀이공원을 제일 잘 나타낼 수 있는 존재인가요? 잠시 시간을 돌려 다섯 살 때로 돌아가 봅시다. 작은 키만큼이나 간도 작아 아직은 무서운 게 많았을 시절, 놀이공원에서 무엇을 제일 타고 싶었나요? 저는 반짝반짝 조명이 가득한 회전목마를 제일 좋아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안장에 앉으면 땅에 발이 닿지 않아 둥실둥실 떠가는 느낌이 드는 것도, 마구 돌아가다가 반갑게 부모님의 얼굴을 마주치고 손을 뻗는 순간도 너무 좋았거든요. 그러나 지금은, 마지막으로 저 회전목마를 타 본지가 언제인지, 조금은 까마득해지려고 합니다.



어머, 벌써 정신없이 달려왔어
Speed up 어제로 돌아가는 시곌 보다가
어려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Uh huh
On the road, 24 시간이 아까워 Uh huh
Big noise, Everything brand new
어렸을 때처럼 바뀌지 않는 걸
찾아 나섰단 말야 왜냐면 그때가 더 좋았어 난
So let me go back
타임머신 타고 I'll go back
승호가 좋았을 때처럼만

Sokodomo - 회전목마 (Feat. Zion.T, 원슈타인) (Prod. Slom) 中



어머, 벌써, 정신없이 달려왔어. 이 가사만큼 우리들을 나타낼 수 있는 문장이 또 있을까요. ‘정신없이’의 기준은 없습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속도로 달려오다 보면, 어느새 성큼 지나버린 시간들을 돌아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쓸리는 순간이 찾아오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면 우리는 과거를 추억합니다. 좋았었던 일, 슬펐던 일, 많은 장면들을 생각하다 보면 그래도 조금은 웃을 수 있었던 그 순간을 부러워하게 되죠. 내가 달리고 있는 이 길이 순식간에 별 볼일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소코도모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여실히 나타냅니다. 왜냐면 그때가 더 좋았으니까, 난.


마음껏 친구들과 게임하고, 걱정 없이 뛰어놀고, 가끔은 넘어져도 그저 반창고 하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그때. 잿빛 현실과는 달랐던 그때. 오히려 어떤 순간은 지금의 향기보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감각이 더 생경할 때가 있죠. 그러다 보면 뒤통수를 빡 맞은 듯 허탈해지는 순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청춘까지 뺏은 현재
탓할 곳은 어디 없네
Twenty two 세에게 너무 큰 벽
그게 말로 하고 싶어도 어려웠어
가끔은 어렸을 때로 돌아가
불가능하단 건 나도 잘 알아
그 순간만 고칠 수 있다면
지금의 나는 더 나았을까

Sokodomo - 회전목마 (Feat. Zion.T, 원슈타인) (Prod. Slom) 中



왜냐면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아니까요. 누군가는 여기서 ‘그러니 현재를 더 즐겁게 살자! 다시 일어나 보자!’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며 다시 나아갈 수 있겠지만, 끊임없는 과제, 업무, 야근, 사회생활에 이미 그 자신들을 뺏겨버린 우리는 그렇게 외칠 수 있을까요.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금만 더 후회하고, 울어도 보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지나가버린 그 시간들을 다시 곱씹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시계는 흘러갑니다. 월화수목금 지나면 주말, 그 이후에도 똑같은 이름을 가진 일주일이 계속되겠죠. 그 시간 속 우리는 천천히 다시 디딤돌을 만들어 갑니다. 제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아도 내려갔던 기분은 달달한 간식, 사소한 배려, 부드러운 커피 향과 같은 모종의 이유들로 조금씩 올라갑니다. 회전목마가 오르내리는 것처럼요.



내가 힘들 때마다
이 노래가 찾아와
세상이 둥근 것처럼 우리
인생은 회전목마
우린 계속 달려가
언제쯤 끝날지 잘 몰라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처럼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빙빙 돌아올 우리의 시간처럼
인생은 회전목마

Sokodomo - 회전목마 (Feat. Zion.T, 원슈타인) (Prod. Slom) 中



우리는 계속 미래를 향해 원하지 않아도 달려가고 있습니다. 잠깐은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나날들이 계속되겠죠. 그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잘 몰라도 괜찮아요. 어떤 때에는 그 어떤 말들 보다도 ‘나도 잘 몰라’. 하는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될 때가 있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그저 누구 하나 다를 것 없이 빙빙 돌 뿐이라는 사실이,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지워주는 위안이 되어주는 듯합니다.


래퍼 소코도모는 이 곡이 '힙합'이냐는 질문에 '힙합이 아니다'라고는 할 수 있다고 답합니다. 그럼에도 이 곡을 만들고자 했던 이유는 그게 결국 자신 안에 있던 내용이었고,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릴적 느꼈던 진한 동심,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기분 좋은 기억을 지금의 어린 친구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다는 진심이 담긴 곡인거죠. 이렇게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내려간 곡이 힙합이 아니면 뭘까,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외려 소코도모 본인이 말했듯 대중들이 힙합에 가지고 있던 어두운 이미지를 깨버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어릴 적 노스탤지어를 그 누구보다 간직하고픈 소코도모(South Korea + こども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불러주어 더 깊게 다가오는 이 노래, 인생이 쳇바퀴처럼 느껴져도 나쁘지만은 않게 만들어주는 노래입니다. 듣고 보니 저도 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괜찮습니다, 돌아가도.




야, 어깨 좀 피고 눈앞에 나를 봐



‘오르골 (Life Is Still Going On)’, ’ANL’ Live Clip | NCT DREAM 엔시티 드림



그리고 어차피 인생은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주는 다른 노래, NCT DREAM의 ‘오르골(Life Is Still Going On)’입니다. 케이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 보셨을 법한 NCT DREAM의 첫 번째 리패키지 앨범 ‘Hello Future’의 수록곡인데요, 과연 제목에 걸맞게 시작부터 영롱한 오르골 소리가 귀를 휘감으면, 그 뒤로 ‘아, 이거 힙합이구나.’ 싶게 만드는 비트가 색다른 청각적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곡입니다. 반짝이면서도 몽환적인 새벽 같은 사운드 안에 담긴 예쁜 가사가 깊은 밤 위로를 안겨주어요.



Don't stop the music 왜 멈춰 있어
춤추듯 돌아가 Life is a party so
딱히 뭘 안 해도 Tick tock Tick tock
Life Is Still Going On 그저 흘러가
Hey DJ Play that song 다음 노래
It's like a music box 걱정은 그만해
오늘은 즐겨봐 잠시라도
Life Is Still Going On 암튼 흘러가

NCT Dream – 오르골 (Life Is Still Going On) 中



귀를 사로잡는 독보적인 톤을 가진 해찬의 목소리가 시작되면 새벽이 열리듯 공기가 촉촉해집니다. 어쩌면 후회로 점철되어 있을 하루의 끝에서 들을 때 더 빛을 발하는 노래이기에 장단조를 오가듯 오묘한 음률은 은근히 밝으면서도 슬픔을 공유하는 듯 조곤조곤 히 다가오죠. 오르락내리락 반복되는 음계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위로를 찾을 수 있을까요.


주변에 전부 빠른 것만 넘쳐나 보일 때가 있습니다. 자동차, 사람들, 시계의 시침과 분침. 다들 바쁘게 살아간 뒤 잠에 들 시점에 나는 ‘아, 오늘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 순간을 느낄 때는 어김없이 늦은 밤이 되고 난 후죠. 적막함이 도화선이라도 된 듯 폭발적으로 온갖 상념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공부 조금이라도 더 할 걸,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할 걸, 운동할 걸, 책이라도 읽을 걸. ‘할 걸’이 넘쳐나는 밤 사실 달라지는 건 없죠. 이 순간 우리는 내가 성장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나의 삶이 멈춰버린 것만 같은 착각에 놓이곤 합니다. 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야 요즘 왜 그리 풀이 죽어 있어?
야 어깨 좀 펴라 옆엔 내가 있어
인생이란 게 뜻대로 안 되지 Uh?
참 맘이란 게 맘대로 안 되지 Uh?

NCT Dream – 오르골 (Life Is Still Going On) 中



우리의 드림이들, 다른 친구들보다 몇 년씩이나 일찍 사회를 겪어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제는 제법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목소리에 담아낼 줄도 압니다. 데뷔한 지 어느덧 7년 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연령 약 22.7세의 NCT DREAM의 앳된 모습 속에서 느껴지는 진중함은 또 다르게 묵직한 위로를 안겨줍니다. 게다가 러프한 말 끝에서 느껴지는, 마치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툭 던지는 듯한 화법도 눈에 띄어요. 덕분에 더해지는 친밀감은 얼어 있던 마음을 한 꺼풀 걷어내어 말랑하게 이 노래를 감상할 수 있게 만들죠.


‘인생이란 게 뜻대로 안 되지?’. 나이 많은 누군가가 했다면 제법 ‘’스럽게 들렸을 법도 한데요. 이 말을 99년생 마크가 하니 역시 발화자의 중요성, 완전히 다르게 들려옵니다. ‘나도 알아’, 하는 식의 약간은 연민을 담은 자조적인 어투. 듣는 사람이 몇 살이 됐든 우리 인생이 뭐 다르겠냐, 하고 친구가 나직하게 말해주는 듯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어도 맘대로 잘 안 되는 상황 또한 콕 집어 공감해 주네요. 그래요, 맘이란 게 맘대로 되어야 하는데, 매사에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야, 어깨 좀 펴라. 이건 또 다르게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네요.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어깨 피고 현대인이 제일 먼저 손절해야 할 친구 거북목 먼저 탈출해 봅시다. 척추수술비용 1700만원.)



어른이 돼가나 봐
사는 게 그런가 봐
사람들 다 앞서 나가는 듯한
나 혼자 멈춘 듯한
That's a life
어쩔 수 없는 듯한 막연한 불안함
Tell me if you're feeling that
나도 그래 가끔씩

NCT Dream – 오르골 (Life Is Still Going On) 中



20살이 넘어가면 나도 멋진 어른이 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걸 너무나도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물며 어른들도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하는데, 청춘은 더 안 그러겠어요. ‘성장’하고 있는 세상이 무서운 건, 나의 ‘성장’ 또한 비교되어 보인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마치 자라나는 화분을 보는 것 같아요. 또 누군가 달려 나가는 모습을 본다는 건 옆에서 보는 레이스 같기도 해요. 성과라는 건 마치 시스템 업데이트 창처럼 너무나도 명확히 보이니까요. 로드맵이 있을 리 없는 인생이란 지도에서 길을 찾아 나선다는 건, 사실 그래프가 아니라 GPS처럼 위에서 바라보아야 그 길을 알 텐데 말이죠.


불안은 겁을 먹고 자라납니다. 이게 나의 성장세였다면 좋았을 정도로 말이죠. 내일은 무얼 해야 하지, 더 나은 삶은 뭐지, 뭘 해야 하지. 고민하다 보면 정말 어느 순간부터는 막연하게 눈앞이 아득합니다. 도리어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나 불신에 들기도 하죠. 의심은 왜 이렇게 번식력이 좋을까요. 이럴 땐 도움도 안 되는데 말이죠. 이 짧은 순간에 답도 없는 절망으로 빠져들 때쯤, 옆에서 내가 아닌 다른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도 그래 가끔씩.’ 듣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공감의 말. 이 노래는 ‘나도 그래. 내 인생도 똑같이 돌아가.’의 연속입니다.



고민 따윈 잠시 던져 놔
To the sound of the music
마음속의 소릴 들어봐
원하는 건 do it 그냥 do it

Don't stop the music 왜 멈춰 있어
춤추듯 돌아가 Life is a party so
딱히 뭘 안 해도 Tick tock Tick tock
Life Is Still Going On 그저 흘러가
Hey DJ Play that song 다음 노래
It's like a music box 걱정은 그만해

NCT Dream – 오르골 (Life Is Still Going On) 中



그럴 때 제일 도움이 되는 건, 사실 이런 생각 자체를 ‘그만두는 것’. 너무 어렵죠.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어려워 하는 건 '이 시간이 영원할 것 같은 불안감'이 아닐까요? 아무리 어떤 누군가가 힘듦은 잠깐이라고 해도 그 시간을 겪고 있는 당사자에게는 억겁의 시간과 마찬가지로 다가올 때가 많아요. 그러나 그 속에서 명확히 해야 할 것은 '그 다음'이 있다는 것이에요. 인생이라는 앨범에 실을 트랙리스트가 아직 한참 남았어요. 그러니 너무 상심하지마. ‘오르골’이라는 노래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마 그게 아닐까요?



자 다들 하잖아 괜한 짓 엄한짓두
누가 보면은 금방이라도 세상이 망한 줄
균형을 잡아가는 중 헛발질 좀 한 것뿐
원기옥을 모았다 쏴 tik tik tik boom

태엽을 감아 다시 해도 괜찮아
조금 비틀대다 혼자만의 리듬을 찾아
잠깐 흔들려도 돼 멀리 돌아가도 돼
즐길 수 있으면 돼 결국 행복하면 돼

NCT Dream – 오르골 (Life Is Still Going On) 中



누가 보면은 금방이라도 세상이 망한 줄’. 이 한 줄이 내 머릿속에서는 정말 내 인생이 망한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꼬집어줍니다. 다들 하는 괜한 짓이라고도 친절하게 언급해 주죠. 정말 이 노래에서는 엔드림이 말아주는 공감의 축복이 끝이 없습니다…. 맞아요. 이 모든 걸 떠나서 사실 여러분의 소중한 사람들은 그저 여러분이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있을 거예요. 제가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그러하길 바라듯, 세 번은 더 돌아가도 되니까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거죠. 아무도 안 그럴 것 같다면, 제가 빌겠습니다! 행복하세요!



So let's go
그 어떤 것도 막지 못해
언젠가 지나갈 거야 결국에 알게 될 거야

NCT Dream – 오르골 (Life Is Still Going On) 中



앞서 말했듯 넘쳐나는 걱정들로 힘이 들 땐 생각을 놔 버리면 됩니다. 산책도 나갈 수 없는 깊은 시간에는 그저 돌아가는 흐름 속에 의식을 맡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 하나일 거예요. 회피하는 게 아니라, ‘나 힘들구나’. 하고 유영하듯 이 시간이 지나가도록 몸을 맡기는 거죠. 오르골에 올라타 있는 것처럼, 그렇게요. 그럼 언젠가 지나갈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그러면서 이 시간을 살아왔기 때문이죠. 돌이켜보면 아닌 적이 있었나요, 결국 인생은 돌아갑니다.



우리는 결국 힘들어도 빙글빙글


no_water.jpg 출처 : 영화 '인사이드 아웃'


고민이 뭐고 걱정이 뭐겠어요, 다 행복을 위한 빌드업이죠.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슬픔’이 있기에 ‘기쁨’을 알 수 있다고 하죠. 또 ‘슬픔’의 공감이 얼마나 소중한 지도요. 뻔하고 오글거리는 것 같아도 전부 필요한 과정과 감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감정은 우리의 안에서 돌고 돌며 우리의 인생을 더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여요. 흔들리지 않으며 피는 꽃은 없고, 단단한 나무조차도 위태롭게 가녀렸던 새싹의 시절을 거쳐왔죠. 이 깊은 밤 속에서 다시 뜰 태양을 마주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지점은 이곳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두 곡 어떠셨나요? 여러분을 위로해주는 노래가 있다면 슬쩍 알려주세요! :)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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