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06

2024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선정작, 단편소설

by 김태선


사장과 저녁을 먹으며 나흘 동안의 전시회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부스에서 나온 짐을 호텔에 가져다 놓고 근처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호텔 룸에서 짐을 챙기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킴 상, 오늘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오실 줄 알고 기다렸습니다.”

“제가 지금 그리로 가면 너무 늦겠죠?”


민서는 하루토가 하고 싶어 했던 말이 여전히 궁금했다. 하루토에 대한 사장의 태도 변화로 보아 사장도 미팅을 반길 것이다. 곧 저녁 식사 시간이어서 그에게 적당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사장은 방금, 첫날 만났던 한국기업 지원 회사 대표에게 연락이 와서 약속을 잡았다고 했다.


민서는 노트북을 넣은 배낭을 메고 하루토가 알려 준 역으로 가기 위해 호텔에서 나왔다. 그가 말한 곳은 호텔에서 멀지 않았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육교가 보이는데 그리로 올라오면 오른쪽에 마쯔리라는 식당이 있다고 했다.


지하철역에서 나오자, 하루토가 말한 육교가 보였다. 퇴근 시간이 임박해 혼잡했다. 식당을 찾아가는 길은 무척 단순해 보였다. 육교를 오르는 계단 위로 보이는 마을은 붉은 노을에 물들며 하늘에 닿아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 보니 바로 마을로 이어져 있었고, 도로와 상점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노인이 말한 오른편은 생각보다 한적했다. 오히려 왼편이 더 번화했고 상점들도 많았다. 육교로 올라온 사람들 대부분이 왼편으로 갔다. 민서도 그들을 따라가야 할 것 같았다. 식당 앱을 링크해 주면 좋았을 텐데···. 어쨌든 하루토 상은 분명 ‘미기’라고 말했다. 한적한 곳에 있어야 찾기 쉽다고 생각했을까.


고양이 한 마리가 민서 발밑으로 지나갔다. 바로 앞에 흰밥과 불고기 그림이 그려진 식당이 보였다. ‘마쯔리’는 아니었다. 식당이 있긴 하구나, 생각하며 편의점과 공영 주차장을 지나갔다. 오른편으로 난 외길을 걸으며 민서는 일본 가정식 식당을 상상했다. 축제, 꽤 근사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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