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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스로 Dec 04. 2022

편독

스스로 프로젝트 1탄

우리 집 아이는 편식은 하지 않지만, 편독이 심한 편이다. 매일 곤충 분야와 역사 분야의 독서만 파고든다. 더 어릴 적에는 공룡 책과 자동차 책만 읽어달라고 했었다. 나는 책에 집착하는 아이가 불안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혹시 스팩트럼 자폐가 아닌가 하고 걱정이 많았다. 아이는 점점 사회성이 발달되었지만, 편독의 습관은 바뀌지 않았다. 아이는 도서관에 가면 똑같은 책을 모두 찾아서 옆자리에 높이 쌓아놓고, 그 책을 모두 읽어야만 집으로 돌아갔다. 그 똑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주는 나는 속이 뒤집어질 때가 많다.

아이에게 물었다. 왜 매일 똑같은 책만 읽어야 하는지-. 아이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재미있고, 자기가 잘 알아서 좋다고 말했다. 아이는 자기가 뭔가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았다. 나는 학교 공부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다. 매일 책장에서 백과사전만 읽으며 행복했다. 백과사전에서 만나는 지식을 탐독하며 가슴 뛰는 것을 경험했었다. 특히 세계 불가사의 대백과사전을 좋아했다.

나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더욱 좋아할 수 있게 내버려 두기로 했다. 아이가 실컷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보도록 지켜보는 것으로 아이를 응원하기로 했다.

아이가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 삶에서 아이와 나를 이해하는 것, 한쪽으로 많이 치우쳤다 해도 나쁜 일이 아닌 이상 허용해주고 기다리는 일들이, 내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인 것 같다. @김스스로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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