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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스로 Sep 24. 2022

네모난 눈동자

스스로 프로젝트 1탄

염소의 눈동자 모양이 낮과 밤으로 달라진다. 밤에는 보름달처럼 둥근 형태를 띠고, 낮이 되면 각진 긴 네모난 모양으로 세상을 주시한다. 네모난 눈동자는, 동공의 면적을 옆으로 넓혀 포식자의 움직임을 빨리 포착하기 위해서다. 포식자로부터 재빨리 도망쳐야 하는 운명을, 자신의 눈동자를 변화시켜 세상에 적응하는 생물의 진화적 유연성을, 나도 가지고 있다.


불편한 세상을 불평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생물은 인간뿐일 거다. 특히  같은 예민한 성격의 동물은 포식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두려운 마음을 스스로 변화시킨 능력으로 웃음을 발전시켰다. 웃는 얼굴로 다가가 수많은 위기를 모면하며, 마음의 극심한 변화를 숨길  있는 능력으로 살아왔다.


암컷으로 태어난 나는,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위험한 순간들을 상상했다.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 일들을 뉴스에서 만나면,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나에게 언젠가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라고 온 몸으로 기억했다. 우리는 어떤 능력을 발전시켜 이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두려움이 주는 생각들은 어디까지 나를 끌고 가 공포를 경험하게 하는 것일까.


포식자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힘의 차이, 남녀의 구분, 소수와 다수를 구분 짓는 아주 작은 단서들이 모여 한쪽으로 치우친 목소리가 되어 포식자언어가 된다.  또한 누군가의 포식자가 될지도 모르는 슬픔이 있다. 나이가 많아지며 드러난 포식자의 본능이 완악한 성격이 되어 약한 대상을 바라보고 그를 주시하게 한다. 포식자로 살지 않기 , 웃는 능력을 글쓰기로 옮겨왔다.


생각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살아가지 않기 위해, 포식자의 본능으로 살기를 거부하며, 먹이가 되는 삶에서 약한 몸과 마음을 켜내는 의지를, 글쓰기가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만든다. 네모난 눈동자에게 배운 글쓰기@김스스로 _안 쓰는 게으름 불태우기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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