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프로젝트 1탄
수목원에서 예쁜 말을 만났다.
예뻐지기 위해 이발을 했어요
나는 순간 꽃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들여다보며, 예쁜 말을 나의 입으로 옮겨 한참을 실실 대며 말장난을 떠올렸다. 예쁘니까 좋니 / 예쁘다고 놀리지 말아요 / 예뻐서 죄송합니다 / 예쁨 더하기 기쁨 / 당신은 예쁨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예쁘지 마! 그만 좀 예뻐….
유치한 말장난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고. 말을 만든 사람의 웃는 마음이 들어있다. 꽃을 더욱 꽃답게 강조한 말이 아닌, 꽃과 나를 연결해주는 말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내 마음을 반겨주는 말. 아이들 마음에 예쁜 말을 심어주고 싶다. 말의 씨가 꽃이 되어 자라는 어른에서 예쁜 말의 씨앗을 남기는 노인으로 삶을 돌보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예쁜 말 한마디가 참 에세이스럽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나의 언어로 통과하여, 남의 마음에 닿도록 쓰는 에세이는 일기와 결을 달리한다. 글에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읽는 이의 마음을 바라보고, 또 다른 이야기로 변주되어 재창조될 수 있는 에세이의 출발점은, 저 예쁜 말 한마디에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김 스스로_안 쓰는 게으름 불태우기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