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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스로 Oct 09. 2022

아줌마

스스로 프로젝트 1탄

난 아줌마다. 아줌마는 중년 나이의 여성들을 부를 때나, 부모의 또래를 친근하게 부르는 호칭이다. 난 아줌마라는 말을 좋아한다.


누군가 날 아줌마라고 부르면 저절로 힘이 난다. 약간의 서운한 감정은, 나를 훨씬 생동감 있게, 작은 눈을 부릅뜨게 만든다. 아줌마가 된 나의 40대는, 뒤늦게 와 준 아이 덕분에, 늘 분주하다. 친구들이 초등학생 학부모가 되었을 때, 난 아기를 낳았다.

그전까지는, 난 아가씨도 아니고 아줌마에 속하지도 못했다. 그 어중간한 내 위치가 싫었고, 불편했다. 지금의 확실한 아줌마로 불리는 것이, 참 좋다. 특히, 아이들 입에서 아줌마라고 불리는 게 즐겁다. 난 아이들이 이모라는 호칭보다 아줌마로 불러주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아줌마가 되면, 난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진다. 아이들에게 아줌마의 힘을 과시하고 싶어 진다. 나의 망가진 모습을 본 아이는 자지러지게 웃고, 우리 사이의 어색한 공기가 달라진다. 아줌마는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누구를 도울 때도 아줌마는 다르다. 처음 보는 아이의 부모가 되어 더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줄 수 있다.


난 세상 아줌마들의 웃음을 좋아한다. 호탕하고, 이에 상추 조각 껴있어도, 부끄럽지 않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다 가진 사람이, 아줌마다. 세상의 무슨 역경이 와도, 고개 넘듯 함께 걸어가도록 아줌마는 멈출 생각이 없다. 세상을 품고 있는 모든 아줌마는, 아이가 있든 없든, 모두의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으로 늙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즐기는 일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공부가 되어야 한다. 죽음을 향해 하루하루 걸어가는 길에, 주저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하루라도  세상을 궁금해하고, 존재를 알아가는 일에, 가치를 두고 살아간다면, 인생의 하루는, 천년만년이   있게 된다. 아줌마로 사는 인생은 나를 세상에  가까이 다가가게 했다. 내가 아줌마에서 할머니가 되었을 때의 소망은, 건강한 호호 할머니다. 모두에게 호호 웃어줄  있는 건강한 어르신이 되는 거다. 그때까지,  아줌마의 인생을 참으로 즐길 테다. @김스스로 ( 쓰는 게으름 불태우기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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