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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Oct 16. 2024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앨범 작업 이야기

진 푸른새미님의 새 싱글 앨범 사운드 메이킹

Introduction

새로운 앨범의 사운드를 작업했습니다. 올해 6월 EP앨범을 발매한 작곡가 진 푸른새미님의 새 싱글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입니다. 이번 싱글은 지난 앨범 작업을 하면서 같이 기획했던 곡입니다. 당시 이미 편곡은 완성되었지만 앨범에 수록된 곡들과 결이 달라서, 별도 싱글로 방향을 잡았어요. 8월실연 레코딩을 하셨고, 9월 사운드 작업을 했습니다.


원곡은 찬송가입니다. 부흥회에서 자주 불리는 빠른 템포의 곡이죠. 차분하고 지적으로 화음을 하나하나 수놓은 매력이 돋보이는 편곡입니다. 손뼉 치면서 불렀던 노래가 아름다운 곡으로 새롭게 해석되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싱글 앨범작업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사운드 레퍼런스 :

키스 자렛의 <The melody at night with you>

곡을 들으면서 처음 생각난 건 재즈피아니스트 키스 자렛 <The melody at night with you>입니다.  앨범에서 키스 자렛은 한음 한음 담담하게 자신의 연주를 전개합니다. 차분하고 톤다운 된 정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이 앨범이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 같았어요. 작곡가님도 편곡하면서 키스 자렛을 많이 들으셨고 그런 영향이 곡에도 배어있는 느낌이어서 자연스럽게 이 앨범이 레퍼런스가 되었습니다.



이번 작업의 3가지 포인트 : 톤, 다이내믹, 공간감


1) 통일성 있는 톤 메이킹

첫 번째 과제는 레코딩한 여러 트랙 버전을 잘 편집해서 이질감 없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긴 연주를 최대한 사용하기 위해 여러 차례 레코딩을 했고, 그중 괜찮은 트랙들이 약간씩 톤과 볼륨이 달랐습니다. 그대로 연결하면 차이가 느껴지는 사운드였어요. 약간 먹먹하고 침착한 톤을 기본으로, 조금 다른 색깔의 연주를 유사한 톤이 되도록 구간별 EQ 세팅을 해서 이질감을 없는 사운드를 만들었습니다.


2) 다이내믹 살리기

다이내믹이란, 마치 클래식처럼 조용하고 섬세한 도입부와 클라이맥스의 강렬하고 큰 사운드의 대비를 이야기합니다. 다이내믹을 살리려면 섬세함과 강렬함을 대비시키면서도 잘 들릴 수 있도록 해야 하죠. 레코딩한 버전을 그대로 사용하면 너무 작거나 혹은 깨질 수도 있어서, 클라이맥스가 깨지지 않으면서도 대비되도록 사운드를 만들었습니다.


3) 작은 객석에서의 공간감

레퍼런스 앨범은 키스자렛이 에서 레코딩했다고  합니다. 마치 소규모 객석이 있는 공연장 같은 작은 공간감이 편안한 느낌입니다. 그런 느낌이 이 곡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원 레코딩의 피아노에 아주 살짝 울림과 앞뒤의 공간감을 만들어서 작고 편안한 울림을 의도하며 작업했습니다.



곡에 대한 응원과 개인적인 감상

수전 로저스<당신의 음악 취향은>에서, 과거엔 완벽한 연주가 좋은 음악의 표상이었지만,  디지털 발달로 완벽하지 않은 녹음도 쉽게 수정이 가능해졌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조금 불완전하더라도 연주자의 진정성이 나오는 제스처를 살리는 것이 오히려 더욱 매력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지요. 완벽한 연주도 좋지만 조금 불완전한 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합니다. 전문 연주자가 아니지만 자신이 해석한 곡을 감성을 담아 직접 연주하는 건 용기가 필요하고, 응원하고 싶은 의미 있는 도전으로 느껴집니다.


작업 중 이 곡을 수백 번 들었는데, 매번 좋았습니다. 편곡한 찬송가는 보통 듣기 편안한 분위기의 곡이 니다. 교회 배경음악으로 매우 쉽게 소비되기도 하죠. 하지만 편안하게 들리는 건 정작 곡이 가진 영적인 울림을 옅어지게 합니다. 조금 익숙하지 않은 이번 편곡의 결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곡을 들으시는 분들은 곡의 메시지와  돌아보고 내면에 집중할 수 있게 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앙은 자신의 내면의 고백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이 곡을 통해 제가 받았던 울림을 많은 분들이 함께 느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vbSPZW-0zp8?si=AOlEtzDRX0SkN809

유튜브 링크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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