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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Dec 04. 2020

<두려움 없는 조직>과 우리 현장

리더가 듣고 공감할 때 비로소 조직이 살아 움직인다.

Intro

건설현장은 조직으로 움직입니다. 한두 명의 엘리트가 아닌 여러 사람이 모여서 조직으로 기능해야 원활하게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 건설 프로젝트야 말로 조직력이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최근처럼 VUCA (변동성(Volatility)-불확실성(Uncertainty)-복잡성(Complexity)-모호성(Ambiguity))로 대변되는 더욱 복잡해지는 환경 속에서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직에 대한 생각이 많은 즈음에 에이미 에드먼슨이 쓴 <두려움 없는 조직>을 읽고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책의 두 가지 키워드와 함께 우리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키워드 : ‘심리적 안정감’을 통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이 책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을 ‘인간관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무 환경이 안전하다고 믿는 마음’이라고 정의합니다. 누구나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이 무시당하거나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심리적 안정감은 ‘조직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뜻합니다. 어떤 의견을 말해도 무시당하지 않고 질책당하거나 징계받지 않는다면, 즉 구성원 모두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면 동료들의 눈치 따윈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이나 질문, 우려 사항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털어놓고 공유할 수 있도록 ‘심리적으로 안정된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조직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업무 현장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우려 사항, 질문 등을 자유롭게 꺼내지 못하는 것은 경영진의 생각보다 그 정도가 심각합니다. 두려움은 눈에 보이지 않고, 침묵은 소리 없이 찾아오지요. 그저 당사자만 입을 꾹 닫고 모른 척하면 상황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대로 지나가버리기에 문제제기나 의견을 개진해 비난을 받기보다는 침묵을 택하기는 너무나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 문제는 계속 커져만 가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문제가 커지기 전에 리더가 이를 인지할 기회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이스트만 화학의 CEO 마크 코스타는 자신이 최고경영자로서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이 ‘회사의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직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심리적 안정감’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 : 리더의 반응 : 경청과 과정에 대한 인정

심리적으로 안전한 근무 환경의 조성 여부는 구성원의 문제 제기에 ‘리더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리더는 정답을 갖고 지시하는 사람, 그리고 평가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왔고 이러한 인식하에서는 리더 외의 직원들은 부속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조직 전반에 두려움이 지배하게 됩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얼마나 학습하고 협력했느냐가 오늘날 성공과 실패의 요인이 된 지금 시대 환경에서는 두려움이 결코 효과적인 동력이 될 수 없습니다. 리더의 역할은 업무의 방향을 설정하고, 직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수렴해 설정된 방향을 강화하는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리더의 경청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과정에 대한 인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마인드셋 이론으로 유명한 스탠퍼드대학교 캐럴 드웩 교수 역시 결과가 어떻든 노력에 대해 먼저 충분히 칭찬하라’라고 강조했다고 하지요. 업무 성과가 능력의 유일한 지표인 평가에서는 누구도 결과가 불투명한 일에 섣불리 위험을 감수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과와 더불어 노력과 과정이 평가에 반영된다고 믿으면 여러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하고 끝까지 파고들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업무 환경에서 노력을 칭찬해주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개인적인 경험 : 경청받은 배려받고 이야기

장황하게 책에 대해 설명한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현장 조직과 소장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직원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를 하시는 소장님께 저 개인적으로 경청받고 배려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해봅니다.


1. 실무의견에 대한 경청과 과정에 대한 인정

Small Winning을 통해 Snow Ball을 굴리라는 말이 있지요. 현장 내에서 Small Winning은 상사로부터 경청받은 경험을 통해 생기고 그러한 경험이 현장에서 도전할 수 있는 활동의 폭을 넓히는 것 같습니다. 실무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의견이 생깁니다. 어떤 전환의 순간에 적절한 보고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하고, 발주처 VIP에게 효과적으로 보고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기도 합니다. 혹은 현장 진행 중 발생하는 이슈에 대한 대응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때도 있지요. 여러 회의에 참석하면서 수없이 많은 순간 소장님께 의견을 드리고 경청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대로 진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소장님의 결정을 받아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리더의 결정에는 따르게 마련이지만, 리더가 경청하고 내린 결론에는 마음으로 수긍하게 됩니다. 또한 그렇게 일하는 과정 중에 항상 고맙다, 수고했다는 인사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겉치레가 아닌 진심이 담긴 말씀이 늘 감사했습니다. 좋은 소장님과 좀 더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모여서 올 상반기 토공사를 이어 본공사 수주에 성공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 월요일 8시 출근에 대한 배려

개인적으로 가족이 지방에 거주해서 주말부부를 합니다. 현장 근무를 마치고 대전에 내려갔다가 주말이 끝날 즈음 서울로 다시 올라옵니다. 발령 이후 보니 월요일 아침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도저히 현장에 7시까지 출근하는 불가능했습니다. 일요일에 올라와서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어 보였습니다. 고민하는 차에 소장님께서 월요일은 근무 기준시간을 조정해서 월요일 아침에 가능한 교통편으로 올라오라고 먼저 배려를 해주셨습니다. 인사 규정에 어긋나지 않고 소장님 재량으로 승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요. 소장님 본인께서도 예전 지방 현장에서 근무할 때 일요일 저녁마다 집을 나서는 순간이 참 괴로웠다며 공감해주시는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이러한 배려를 받으면 좀 더 현장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Outro

우리는 멋진 선배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던가요. 좋은 소장님을 모시고 좋은 팀원들과 함께 일하게 되어서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담아 우리 현장 소장님의 사진과 함께 캐리커쳐를 신청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사내 이벤트에 응모하는 글이었습니다. <두려움 없는 조직>을 읽고 나서 서평을 쓰려던 참에  커뮤니케이션 팀에서 사진과 함께 사연을 응모하면 캐리커쳐를 그려준다는 이벤트가 있어서 서평 형식으로 소장님과의 이야기를 담아 이벤트에 응모했지요. 상품도 있어서 결과가 궁금하긴 하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글을 쓰면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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