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을 읽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기호학자이자 미학자, 그리고 세계적 인기를 누린 소설. 1932년 이탈리아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토리노 대학교에서 중세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학위 논문을 발전시켜 1956년 첫 번째 저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 문제’를 펴냈다. 이후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 브라진, 아르헨티나 등 여러 나라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왕성한 저술활동을 펼쳤다. 1971년에는 볼로냐 대학교 부교수로 임명되었고 이때부터 그의 기호학 이론들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정교수로 승진해 2007년까지 볼로냐 대학교에 재직했으며 국제기호학회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다.
1980년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을 출간했고, 이 작품은 곧바로 <백과사전적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의 결합>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프라하의 묘지>, <제0호> 등 역사와 허구, 해박한 지식과 놀라운 상상력이 교묘하게 엮인 소설들을 발표했다. (후략)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표지 中
이 시대의 전형적인 특징은 분노를 동반한 항의 운동이다. 그런데 이 운동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지 않은지는 알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른다. 게다가… 이런 저항 그룹들을 더는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공격을 가하지만, 언제 어느 방향으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그들 자신조차 모른다. - <유동사회> 中
다만 어리석은 일은 이런 경우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의미를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성취나 희생, 또는 그 밖의 좋은 특성을 남들이 <알아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텔레비전에 나온 다음 날 누군가 카페에서 우리를 보고는 <야, 어제 너 텔레비전에 나온 거 봤어!> 하고 말한다면 그건 단순히 네 얼굴을 알아봤다는 것이지, 너를 알아준다는 뜻은 아니다. - <신은 안다, 내가 바보라는 걸> 中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과 수사학에서 은유를 최초로 규정한 것도 그의 큰 업적이다. 그는 은유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인식의 형식임을 확정 지었다. 이는 결코 사소한 발견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후 수백 년 동안 은유는 말해진 것의 본질을 전혀 바꾸지 않으면서 그저 말을 아름답게 하는 수단으로만 여겨졌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중략) 그는 다른 은유와 마찬가지로 이 은유에서도 겉으로 도저히 연결될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물에서 최소한 하나의 공통점을 찾고, 그런 다음 서로 다른 두 사물을 동일한 종의 아종으로 바라볼 것을 권한다. - <또 다른 아리스토텔레스의 발견>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