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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Feb 22. 2021

내가 사랑한 Chick Corea의 음악들

Rest In Peace, Chick Corea

재즈 피아니스트의 거장인 칙 코리아가 지난 2월 9일 세상을 떠났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재즈 피아니스트로, 재즈 음악을 들은 이래 칙 코리아의 이름은 항상 전설처럼 인용되던 이름이었다. 활발한 활동, 끊임없는 창작에 대한 열정과 실험정신, 그리고 그의 독특한 연주 스타일은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오른 지 오래였다. 그의 음악을 다 좋아한 건 아니었고, 때론 난해한 스타일에 듣기도 어려워 혀를 내두르며 포기한 음악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사랑해서 매년 빠지지 않고 듣는 곡들이 있다. 나름의 추모의 마음을 담아 내가 사랑하는 그의 음악을 소개한다. (그의 음악적 성취 또는 역사적 의미와는 별개로 지극히 개인적인 추천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1. Someone to watch over me (from Expressions)

<Expressions>라는 음반에 실린 9번 트랙이다. 밴드 없이 솔로 피아노로 차분하게 스탠더드를 통해 그의 음악 세계를 풀어낸다. “Someone to watch over me”라는 이 곡은 조지 거슈인이 작곡한 노래이다. 스팅이 리메이크한 버전으로도 유명하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연주자의 편곡과 연주가 매우 지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 듣는 이에게는 마냥 편하게 들리지 않겠지만 듣다 보면 잘 짜인 화성과 연주의 흐름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특히 긴 전반부의 화려한 도입부가 끝나고 왼손의 리듬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중반부의 리드미컬한 전개의 흐름은 이 곡을 자꾸 듣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 앨범에는 이 곡 외에도 정말 아름다운 곡들이 많다. 앨범 전체를 들어보실 것을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LBEilddMb2o


2. Blue Bossa with Bobby McFerrin (from PLAY)

재즈 보컬리스트 바비 맥퍼린과 협연한 음반이다. 보컬과 피아노의 심플한 구성으로 이렇게 가득 차는 음악을 만들 수 있을 줄이야. 블루 보사(Blue Bossa)라는 곡이 워낙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자신의 몸을 악기 삼아 리듬과 멜로디를 자유롭게 만들어내는 바비 맥퍼린의 보컬과 칙 코리아의 피아노 연주의 콜라보가 돋보인다. 특이하게 도입부에는 피아노가 솔로를, 보컬이 베이스 역할을 하고 중반 이후 구성이 역전된다. 보컬을 베이스로 활용할 때와 솔로로 부를 때의 색깔이 매우 다른 건 그저 아티스트의 역량을 온전히 보여주는 것이라.

https://www.youtube.com/watch?v=nt9tMgxgOoo


3. My One and Only Love (from Chick Corea Akoustic Band)

드럼을 공부한 사람 중 데이브 웨클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학창 시절 데이브 웨클의 재즈 드럼을 듣기 위해 들었던 음반이다. 드럼에 데이브 웨클, 베이스에 존 패티투치, 그리고 피아노에 칙 코리아. 세 명 모두 지금은 레전드의 반열이지만 당시에도 이미 초절정 실력파 뮤지션들로 구성된 밴드였다. 조금의 부족함도 없이 음악적 기량과 테크닉으로 가득한 음반이다. 음반은 전체적으로 난해한 느낌도 있어서 어렵지만, 이 곡은 아름다움과 테크닉이 잘 조화되어 있어서 오랫동안 들어왔다. 느린 곡임에도 스윙 리듬에 가득 찬 드럼, 화려하면서도 서정성이 느껴지는 피아노, 그리고 역시 안정감과 화려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베이스가 좋은 곡이다. 젊은 시절 기교적으로 자신감이 충만한 세 사람의 패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V2jlf3NL3qs



한 거장의 인생이 지는 것을 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그의 음악적 유산은 계속해서 남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줄 것이다. 존경과 아쉬움의 마음을 담아 그를 떠나보낸다.



P.S 칙 코리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그의 부고 기사와, 음반에 대한 소개글 링크를 덧붙입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20415360004927?did=DA


http://www.jazzspace.net/2018/10/칙-코리아chick-corea-무지개-빛-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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