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한다는 것>을 읽고 회사에 묻고 싶은 질문들
감각의 중요성은 일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느끼는 것입니다. 하지만 감각을 받아들이는 데 문제점이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개념으로 말하자면, ‘감각의 사후성’ 때문이죠. 사후성이란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나중에 회상하며 새롭게 해석해 의미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것이 장벽을 높이는 것이죠.
인간은 의미를 모르면 동기 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이 파악해 산출해온 상관성의 결과물에도 인과가 깃들어 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관계에서 드러나지 않으면 인간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동기를 찾아내지 못합니다. 당사자가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사업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어요.
현재 상황인 X에서 이상적인 상태인 Y에 도달하기까지는 여러 층의 논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거기서 모두가 ‘그렇지, 좋았어. 우선 이것부터 해보고 최종적으로는 이걸 목표로 하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개연성 높은 논리로 이어진 스토리가 바로 뛰어난 전략의 조건이에요. 논리가 없으면 의미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논리가 서지 않으면 설득력이 부족하고, 결국 모두 동조해주지 않기 때문에 실행까지 갈 수가 없죠.
이런 현상들은 분명 산토리와 빔의 시너지 효과로 이루어진 일들입니다. 하지만 이는 오랜 시간을 들인 경영이 강렬한 의지로 생성해 낸 성과물이지, 결코 두 회사가 합병했다는 이유만으로 나온 시너지는 아닙니다.
'우리는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점점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이 일을 하는 동안 고객도 이렇게 될 겁니다 → 그래서…’ 하고 결론이 나오죠. 돈을 벌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나오는 겁니다. 이런 사람이 바로 유능한 시니어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감각이 뛰어난 경영자’의 사고 회로죠.
이야기가 재미있는 사람이란 ‘제 생각에는’ 하고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이 먼저 있고 거기서부터 출발하지요. 인사이드 아웃의 사고방식입니다. 반면에 이야기가 시시한 사람은 ‘지금 이런 예측이 나와 있고, 이런 영향으로 언제쯤까지 이렇게 된다’하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전형적인 아웃사이드 인의 사고방식이죠.
‘일은 일’이라는 구분도 감각 있는 사람의 특징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일하고 있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봅니다. 물론 열정을 지니고 일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국은 일이니까’ 하는, 약간 냉철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