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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Jun 14. 2021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기 싫은 것을 안 하는 즐거움

좋아하는 것은 음악이다. 코로나19 이후 홈레코딩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내 곡을 쓰고 상상하는 사운드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중에서도 코드의 흐름을 만들어 사운드로 재생될 때의 느낌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코드 진행, 여러 리듬을 들어보며 딱 맞는 느낌을 찾을 때의 기쁨, 그리고 그런 음악의 느낌이 어느새 스토리로 이어지면서 곡이 완성되는 것이 참 즐겁다.


좋아하지 않는 건 노래하는 것이다. 음악의 즐거움을 처음 알게 된 때가 어린이 합창단 시절임을 생각하면 역설적이다. 노래하면서부터 음악의 매력을 알게 됐지만, 지금은 내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니. 첫 앨범인 <요즘 어때>를 발행했을 때는 할 수 없이 노래하긴 했다. 내 음악의 첫 개시는 그래도 내 목소리로 하지 않아야겠나 싶기도 했고, (여전히 무명이지만) 무명의 경험없는 음악인에게 노래를 부르겠다고 할 가수가 있겠나 싶기도 했다.


한 번 앨범을 내고 나니 약간 자신이 생겼다. 좋은 음악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다시 앨범을 내는 것은 할 수 있겠지 싶다. 그래서 앞서 글처럼 여러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지난 월요일, 멀리 미국에서 보컬 녹음 가이드 버전을 받아 믹싱을 해봤다. 내가 만든 곡이 이렇게 좋은 노래였나 싶을 정도로, 보컬의 색깔을 입혀 완성한 음악이 잘 어울린다. 정말 앨범을 내도 좋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아직은 편곡도, 구성도 보완할 것이 많지만 빨리 세상에 내놓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행복한 것은 어설픈 내 목소리로 노래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그저 재미난 음악, 맘에 드는 아이디어를 잘 만들면 되는 것이고, 내 노래와 생각을 더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누군가와 곡을 좀 더 음악적으로 재미나게 만들어 보고 싶어 하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위안과 기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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