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두꺼워서 미루다가 요즘 내 안 좋은 습관들이 결핍 때문인 거 같아서 읽어봤다. 독서모임 책을 급하게 읽느라 병렬 독서 해서 그런지 아님 너무 오래 끌어서인지 내용이 잘 안와닿았다. 그리고 원래 책을 읽자마자 독후감을 쓰는데 지금은 일주일 후에 써서 그런지 느낌도 좀 희미하다. 아무튼 중독에 빠지는 이유, 공급과잉(음식, 자원 등)의 이유를 결핍과 연관지어 알려준다. 우리는 이전에 비해 훨씬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런데도 결핍을 느끼는 이유는 아직 이 자원에 맞게 진화가 덜 된 것이다. 그 결핍의 논리를 기업이 이용해서 과소비, 과식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그래야 돈을 버니까). 거기에 안넘어가려면 의식적으로 습관을 만들어야 하는데 항상 시도해봤지만 너무 어렵다!!! 본능을 거슬러야 하는 거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다른 책들보다 더 쉬운 방법을 알려주진 않을까?했는데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그게 제일 효과가 좋은 거겠지.
“여전히 우리는 몸에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는다. 충동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찾는다. 쓸데없이 물건을 더 많이 산다.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려 애쓴다”
이전엔 언제 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 된다면 최대한 많이 먹는게 생존 확률이 높았다. 지금은 음식을 구하기 쉽지만 이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서 과식하는 습관이 남아있는 것이다. 뭔가를 먹을 때 의식하면서 먹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술을 마시고 나면 경계를 풀고 맨정신에 하지 못할 행동을 할 수 있었기에 술은 자연스레 나름의 결핍의 고리를 형성했다. 내가 갈구한 건 술 자체보다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심리적 상태였다. 파격적인 경험을 하고 싶었고 다른 사람들과 스스럼없는 교류를 하고 싶었다”
요즘은 자주 안마시지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술마시는 걸 좋아했고 툭하면 생각 났다. 술 자체는 선호하지 않지만(맛없으니까) 취하는 느낌이 좋았다. 취하면 말도 잘 나오고 스스로의 압박, 통제에서 벗어나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내 결핍을 채워주었기 때문에 자주 과음했다. 하지만 지금은 술마시고 하는 기행들이 싫어졌고 술이 좋다기보다는 결핍을 채우는 순간이 좋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마시던 것을 몇달간은 아예 안마시다가 요즘은 한달에 한 번 정도로 줄였다.(이때도 이전처럼 먹고싶은 만큼 과음하진않는다) 결핍을 채워줄 다른 건강한 방식을 찾았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힘들지 않았다. 술은 이제 통제 할 수 있지만 과식은 아직도 숙제다. 과식을 하게 만드는 결핍을 해소할 만한 알맞은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서일까.
“정크 푸드를 통해 섭취하는 칼로리는 우리가 더 많이, 더 빨리 먹게 만든다. 현재 홀은 정확히 무슨 요인이 실험에서 관찰된 체중 증가를 유발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설계 중이다”
이에 관한 내용은 크리스 반 툴레켄의 초가공식품에 자세히 나와있다. 이를 읽고 가공식품을 줄이긴 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의식하면 안먹긴 하는데 자꾸 이전으로 돌아간다.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정보를 접할 때 무의식적으로 기근이 다가오고 있다는 가정을 세운다. 이와 같은반응은 인간이 출현하기 전부터 존재했다. 따라서 어떤 동물이어도 마찬가지다. 자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많이 먹으려 한다. 체중을 늘리는 행위는 훌륭한 방어 기제다”
이래서 내가 다이어트하다 폭식하는 습관이 생겼다보다.
“우리가 장기적으로 가장 쉽게 따를 수 있는 식단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극단적인 식단은 단기간엔 효과가 좋을지 몰라도 지속하기가 어렵다. 이전엔 1일 1식 등 좀 의지를 갖고 마음 먹어야 계속 할 수 있는 걸 했었다. 이젠 그것보다 평소에도 스트레스 덜 받고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지 생각해보면 과자대신 과일먹기? 과일도 당이 많긴 하지만 이것도 줄이려고 하는 건 나한텐 아직 무리다. 간식을 아예 끊기가 힘들다면 가공식품 대신 자연물을 간식으로 먹자.
“물건이 아니라 장비를 사야한다는 원칙이었다. 물건은 소유 자체가 목적인 소유물에 불과하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소유물 컬렉션에 추가될 뿐이다. 물건은 대개 감정적인 충동을 만족시키거나 우리가 특정 유형의 사람임을 사회에 광고하는 데, 혹은 약간의 창의성만 발휘하면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쉽게 해결 하는데 이용된다. 반면 장비는 우리가 더 고차원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내 소비 중엔 옷이 가장 소유물 컬렉션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값비싼 걸 사는건 아니지만 1년에 몇번 입을까말까하더라도 소장하고싶으면 사는 편이다. 내가 입든 안입든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갖고싶었다. 왜일까? 특히 대학생때 저런 소비를 많이 했다. 내가 디자이너라는 걸 옷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 그리고 지금은 상대적으로 덜 산다. 물욕이 별로 없어지기도 했지만 이미 디자이너라는 명함, 소속되는 곳이 있어서 욕구가 채워진 것인가. 물건이 아니라 장비를 사야한다면 어떤게 해당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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