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추천받아서 읽어봤다. 추천인이 말해준 줄거리랑 내용이 달라서 첨엔 아리송했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재밌어서 틈만나면 읽었다. 내용이 꽤 긴데도 흡입력이 좋아서 며칠 안 걸렸다.
이 책은 야생에 사는 소녀(카야)와 그녀의 전남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엔 야생에 산다고 해서 문명하고 완전 떨어진 삶인줄 알았는데 그냥 가난해서 거기에 산 것이었다. 가족들이 아버지의 가정폭력땜에 다 떠나고 어린 카야는 혼자 습지에서 살아나간다. 의무교육때문에 학교를 하루 가지만 놀림받아서 그 뒤로 가지 않고 세상과 거의 단절된다. 그래도 도움의 손길을 주는 사람 몇몇이 있어서 음식 등을 해결하고 글도 읽을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회성은 배우지 못했고 특히 성, 이성에 대한 것은 무지해서 나쁜 남자한테 홀리기도 한다. 가난하게 혼자 살다보니 근처 마을에서 카야는 평이 안좋았다.(지저분한 옷차림 등 때문에) 근데 마침 살인사건이 생겼는데 그게 카야의 전남친이어서 그녀는 살인용의자로 재판 받는다. 이 재판까지 가는 과정? 이야기 풀어내는게 재밌었다.
카야의 성장과정(과거)과 용의자를 찾는 과정(현재)이 번갈아서 나오는데 점점 그 시간차가 좁혀지는게 흥미로웠다. 마지막엔 같은 시간대로 자연스럽게 합쳐졌다. 재판에서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캐서린 클라크(카야)를 소외시켰던 건가요, 아니면 우리가 소외시켰기 때문에 그녀가 우리와 달라진 건가요?”가 인상깊었다. 카야도 평범한 집에서 자랐다면 평범한 남자를 만나고 살인용의자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카야가 죽였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그녀를 살인범으로 대하는 것은 약자에 대한 색안경을 의미하는 거 같기도 했다. 습지에서 야생동물, 특히 곤충과 함께 살던 카야는 그들의 성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이 내용이 여러번 나왔다. 그녀는 그 곤충들에게서 배운 방법을 그대로 전남친에게 쓴 것이다. 그게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녀에게 어떤게 맞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고 스스로 책에서 터득했으며 그대로 했을 뿐이다.
내가 카야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일단 초반에 그녀처럼 홍합 캐다가 팔아서 생활을 해결하진 못하고 그냥 누워있었을 거 같다. 아니면 학교에서 놀림 받아도 그냥 다니거나 어디 고아원같은데를 가든지. 지금까지 완전히 혼자 살아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뭔가 상상이 잘 안된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고립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면에서 카야는 정말 단단한 사람처럼 느껴지고 나도 그렇게 되고싶다. 삶에 의지를 가지고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가지고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