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추천받아서 읽어봤다. 폭싹 속았수다가 생각나는 책이었다. 각각의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확연히 다르지만 시대가 비슷해서 그런가. 우리 엄마 또는 엄마보다 좀 윗 세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드라마에서 애순이는 다정한 남편 잘 만나서 행복하게 산다. 근데 이 책에 나오는 남성들은 전부 학씨 아저씨같다. 그렇다면 그 부인들은 어떨까? 세명의 여자가 나오는데 다 그리 행복해보이진 않는다. 육아를 위해 커리어를 포기하거나 커리어를 위해 결혼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그냥 삶을 포기하거나. 주인공의 딸은 육아를 하면서도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방법은 없냐고 물어보지만 그녀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내가 그 상황이라면 뭘 선택할 것인가? 작년까지만 해도 결혼은 나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근데 얼마전 고등학교 동창이 결혼하고, 카톡 프로필에 결혼식과 애기 사진 걸어두는 사람들이 느는걸 보고 이제 나도 결혼을 생각해야 되는 나이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난 아직 하고싶은게 너무 많다.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도 이제 시작이고 이제서야 뭔가 알 거 같은데. 그리고 현 회사에서 3년 경력 쌓고 다른데로 이직해서 점프하고싶다. 또한 부업하는 것도 훨씬 더 넓히고싶다. 만약 애기 돌보느라 지금 하는 일들을 그만둔다고 생각하면 너무 괴로울거같다. 일을 그만둔다면 어디서 보람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며 쾌락을 얻을수 있는가? 내가 아는 애 키우는 친구는(언니지만) 한명뿐이다. 일을 하지 않는.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해 조언을 듣기가 어렵다.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거지? 그렇다고 결혼, 애기가 싫은 건 아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하고 싶고 나 닮은 애를 키우는 것도 행복할 거 같다. 근데 그럼 지금 하는 일은 어떡하는가? 막상 그 일이 닥쳐보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는 건가? 살면 살수록 어려운거 투성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인상깊은 구절들도 많았다.
“누군가와 더불어 행복해지고 싶었다면 그 누군가가 다가오기 전에 스스로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누군가가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길 기대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행복해 할 수 있어야 한다. 난 행복한가?
“그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 노을 속으로 들어가서 노을을 다시 사는 거야”
이전 심리학 책에서 나왔던 내면의 트라우마를 직면하라는 이야기다. 고통스럽다고 회피하지 말고. 근데 아직 정확히 어떻게 해야 될 지는 모르겠다. 관련 책을 더 읽어보고싶다.
“웃고 있는 사람이 언제나 행복한 건 아니듯이 울고 있다고 언제나 슬픈 것은 아닐 것이다”
뭔가 뭉클했다. 최근 좀 슬픈 일이 있었는데 이 구절이 참 위로가 됐다. 지금 울고 있어도 언제나 이렇게 슬프진 않을 것이니까. 그리고 슬픈 감정을 억누르고 싶지 않았다. 울면서 그대로 감정을 흘려 보내고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