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ADHD가 사는 세상
브런치 닉네임을 김뚜기로 짓고 로고를 그렸다.
마치 먹방을 좋아할 것 같은 이름이지만 사실 김뚜기로 지은 이유는 따로 있다.
살면서 풀타임 직업을 다섯 개, 아르바이트는 스무 개 넘게 해보았다.
무엇이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으로 일단 해보자!가 기본 스탠스다.
그렇다 보니 직업적 경험은 여러 개, 취미적 경험은 정말 많이 실행해 보았다.
실행이 답이다 책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무엇이든 해보는 경험은 나의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일단 해보긴 하나 종료도 빠르게 한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나는 무엇이든 시작하고, 무엇이든 그만둔다. 대략 3분 간격의 텀으로.
업무를 이행할 때 주기적으로 메시지를 확인한다.
전화를 할 때는 노트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땐 다음 음식을 생각한다.
그림을 그릴 땐 글 쓸 거리를 생각하고
글을 쓸 땐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브런치도 처음 오픈 시 글을 세 개 연달아 썼고
지금은 그만, 텀이 길어지고 말았다.
충동성, 인내심 부족, 복잡한 머릿속을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ADHD 검사는 약 50분간 컴퓨터 검사로 진행된다.
내용은 대략 동그라미가 나올 땐 버튼을 누르고 네모가 나올 땐 누르면 안 되고
소리와 도형이 동시에 나올 때 누르거나, 누르지 않아야 하는 등의 문항이 있으며
기억력 테스트처럼 길을 따라가는 검사도 있었다.
솔직히 야무지게 했다고 생각했다.(막판에 거의 누워서 하긴 함)
그러나 결과는 ADHD적 성향이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학창 시절 수업에 매우 집중했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기에
스스로 약한 ADHD라 부르고 있다.(누구 맘대로)
약한 ADHD가 사는 세상은 초반에 의욕이 무지하게 들고
중반엔 흐지부지되고 막판엔 거의 기억에서 잊히게 된다.
늘 표현 욕구가 있는 사람이기에 브런치를 꼭 이용해 보고 싶었으나
글 쓰는 건 생각보다 품이 들었고 소재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즉, 오늘의 글은 브런치를 오랜만에 방문한 변명을 담고 있는 글이다.
김뚜기는 빠르게 실행하고 빠르게 종료한다.
대신 빠르게 종료한 것을 빠르게 심폐소생술 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글을 읽고 교감을 나누는 것
나의 생각을 글로 적고 뿌듯해하는 것
브런치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매우 많다.
따라서 김뚜기는 브런치에 상주하지는 않겠지만
생각이 날 때마다 돌아와서 글을 남길 것을 약속한다.
약속은 꼭 지켜질 것이며
약속의 유효시간은 대략
3분 정도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