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지냈던 일상

하고 싶은 일들

by 조희

코로나로 인해 한 학기 사이버강의가 확실시되면서 중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한국의 봄을 마주하는 게 2년 만이라 새삼 반가웠고, 기숙사가 아무리 편해도, 집만 하지는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오고 나서 처음 한 달은 내가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하면서 보냈다.


처음에는 중국에서는 할 수없었거나 하기가 불편해서 하지 못했던 내 취미활동들을 시작했다. 요리, 피아노, 별보기. 별거 아닌 취미활동인데 유학하면서는 왜 이렇게 하기 힘들었던지.


요리를 해서 가족끼리 같이 먹고, 피아노가 없는 대신 사서 연습하던 기타 말고 원하고 원하던 피아노도 손목이 아플 때까지 쳐보고, 사놓고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않았었던 책들도 읽고, 날이 좋으면 햇빛을 방안에 담고 싶어서 창문을 열고, 비가 오면 빗소리를 듣고 싶어서 베란다에 나가서 듣기도 했다. 밤에 구름이 없고 날이 맑으면 오래도록 고개를 쳐들고 별을 보는 이 일상이 오랜만이라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몸 관리를 시작했다. 몰아치는 과제들과 시험기간들을 보내고 나면 항상 몸이 안 좋아지곤 했다. 다른 나라 언어로 공부하기 때문에 여기서 공부하는 중국인 친구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런 기간들을 보내고 나면, 망가진 식습관과 적어진 수면시간들로 인해 몸이 많이 약해진다. 그래서 집에 오고 나서는 몸에 좋다는 것도 챙겨 먹고, 부모님도 챙길고 내 몸도 챙길 수 있게 영양제도 사서 같이 챙겨 먹었다.



두 번째 달은 부모님하고 보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내가 우리 부모님 하고 못했던 게 너무나 많았다.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여행다운 여행도 제대로 가본 적이 없고, 카페도 가본 적이 없고, 같이 앉아서 밥 먹던 시간도 적었다. 이 흔치 않은 기회에 부모님 하고 많은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두 번째 달부턴 점심은 꼭 다 같이 먹기 시작했다. 또 거실에 앉아서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고, 요샌 엄마랑 매일 아침마다 바로 옆산을 걷는다. 엄마의 건강과 나의 건강의 위해서 시작한 건데, 아빠랑도 같이 걷고 싶어서 며칠째 이야기하는 중이다. 아직은 안넘어오셔셔 매일매일 말하고 있다. 곧 아빠도 같이 걸으시겠지? 또 맛있는 음식들 포장해와서 같이 먹기도 하고 행복하게 보내는 중이다.


아직 두 번째 달이 다 지나가지 않아서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다. 내가 모는 차를 타고 가까운 바다나 산을 드라이브도 해보고,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도 먹으러 다녀보고, 엄마 아빠는 잘 안 가는 카페도 가서 같이 이야기도 해보고, 캠핑도 가보고 싶다. 그동안 못해왔던 거 지금이라도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오랜 시간 집에 있게 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텐데 이번 기회에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면 좋을 거 같다. 잊고 있었던 일상을 찾게 해 주고, 매번 스마트폰 속에 갇혀 있던 내 시선을 내 주위로 돌릴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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