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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Uye Jan 09. 2022

무대의 설렘과 감동이 있는 무대베이커리카페

안성 신상 카페 무대베이커리 후기

안성? 팜랜드만 떠올랐다. 하긴, 서울에서 파주나 안성이나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갈 일이 없었네. 하지만 무대베이커리 카페에 도착해 직감했다. 이곳은 안성의 진가를 다시 보게 할 다리가 될 것이라고! 사장님이 건물 도면을 그리던 시절부터 이것이 과연 무엇이 될꼬  궁금했는데 이젠 오픈을 앞두고 프레스콜을 진행한다고 하니 참을  없는 ! 당장 신청서부터 쓰고 다녀왔다. 안성 카페의 핵심이  무대베이커리카페!

극장을 연상시키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핀 조명이 하고 관객을 반긴다. 과거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를 하던 시절이 스치며, 아 나 핀 조명 장면에서 새하얀 백지가 됐더랬지, 하다가도 시간 다 지나고 나니 두려움보다는 다시 설렘이 구나 싶어 괜스레 반가웠다. 관객으로 방문했는데 주인공이 된 듯, 무대의 떨림과 기대감이 새록새록.

문을 열면 펼쳐지는 전경. 물과 풀과 돌처럼 가장 원초적인 것들이 이렇게 가까이에, 웅장하게 다가올  있다니. 선이며 면이며 색감이며 전부 부드럽고 친절하지만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흐르고 머물고 지키는 것들에 대한 감격이었을까. 쭉뻗어오르는 듯한 기둥의 모습을 보고 아 이 공간 너무 재밌다, 하고 디테일 찾기에 신이 났다.

무대베이커리카페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이 공간 자체가 자연의 흐름을 깨지 않도록, 그것 가운데 공존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거나 그저 흐르지 않게 적절하게 붙들어주는 모습들이었다. 꾸준히 보지 않으면, 계속해서 알려고 하지 않았다면 놓칠 수 있는 것들을 잘 안아준 그 마음이 관객으로 참여한 내게도 전해졌다.

2층을 오르면  다른 무대가 펼쳐진다. 자연의 현재를 마주하고, 곡선을 그리는 자리 언저리에 앉아 철새의 부지런함을 구경하는 .   모든 것이 가능한 공간이라니. 사실 친구와 안성으로 내려가는 길 내내 지난 주간 회사에서 있었던 사건 사고들을 속사포로 읊어내느라 꽤 격앙된 상태였는데, 이렇게 논 뷰를 마주하고 있노라니, 그것들이 다 무슨 소용일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잊지 말자, 하고 다시 방향이 잡히는 기분이었다.

화장실 손잡이가 돌멩이일 때부터, 일층 이층,  자리들에서 엿보이는 일도 감동적이었지만 모유수유실은 최초로 마주하기도 했거니와 또 이런 곳이 있을까 싶다.  고단한 시간을 배려한 공간이라니. 프러포즈받으면 이런 기분이려나.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 너무 아름다운 일이다.


아무리 찍어도 무대 베이커리 카페 특유의 멋진 무드가  담기지 않아서 속상했는데, 무대는 역시 직접 봐야 감동이다. 마치 공연처럼, 무대처럼 설렘으로 시작해 내가 누구인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안성행을 추천한다. 나 또한 또 다른 계절이 선사할 색다른 무대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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