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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Uye May 23. 2022

오은영 토크콘서트, '나' 고찰하기

오은영 토크콘서트 후기 

올해, 35살이 되고서야 처음 한 것 같다.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일.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매번 최선을 다하고 또 뭐든 열정적으로 임하는지라 자신감도 있고 또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단지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한 과몰입일 뿐, 자세한 근거는 될 수 없었다.


내 곳간은 가득할 거라 기대했는데 막상 열어보니 텅 비어 있었달까. 허탈함에 술도 마셔보고, 마음 잡고 처음 명상도 접해보고 관련 책들도 읽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겉도는 기분, 광활한 우주에 나와 나의 단어들이 외로이 던져진 듯했다. 


그나마 금요일 밤마다 <금쪽같은 내 새끼>나 <금쪽 상담소>를 보면서, 각종 문제 상황들에 나를 대입해보는 게 유일한 해소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 명 한 명에 몰입하다 보면 나는 그냥 문제 투성이 인간이 되고야 말았다. 답답한 마음만 쌓여가던 중, 토크콘서트라는 개념이 낯설긴 했지만 오은영 박사님을 무대에서 뵐 수 있다는 소식에 주저 없이 달려갔다. 전체적으로 '나'와 '관계'를 되돌아보는 내용이었는데 이번 포스팅은 '나에 대한 고찰'을 위주로 정리했다.  



 

1) 나의 안정과 평안을 우선시하자

나는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게 힘들다. 이미 인지한 지 오래되었고 그것이 나를 얼마나 갉아먹는지, 또 매우 주제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거절했을 때 상대가 느낄 배신감을 두려워한 것 같다. 그래서일까. 오은영 박사님의 말씀 중 "나의 범위 밖의 일이라면, 혹여 상대가 속상해하더라도 그냥 그 감정을 펼쳐두게 두자"는 게 나에겐 인상 깊었다. 나는 그저 마음을 헤아려 주기만 하면 되는데 늘 소원을 성취해주는 사람이고 싶었나 보다.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면 사라지지 않고 언젠가 표현되는데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되어버린다는 말씀을 유념해야겠다.  


2) 생각과 감정을 분리하자

생각과 감정이 혼합되는 게 가장 어려웠다. 계속 생각하고 달려들수록 마구 엉켜서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손도 댈 수 없다고 느끼면 그냥 내버려 두었다. "마음은 마음으로 생각은 생각으로" 아직도 그 기준점이나 방법을 알진 못하지만 저 말씀을 수시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일단 우울해질 때 내가 우울하다기보단, 내가 지금 조금 우울한 기분이 있는 상태다.라고 스스로 번역해주는 수고부터 시작해봐야지.  

   

3) 나는 생각보다 내면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내가 우울한 이유는 과거에 묶여 서고, 내가 불안한 이유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라고 스스로 자주 말해왔다. 다만 거기서 그친 것이 내가 길을 잃은 주요인이었던 것 같다. 나 자신에 대해 충분히 독립적이고 주도적이고 자립적이라는 걸 믿어줬어야 했다. 오은영 박사님은 이것을 '새창'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새창을 만든다고 상황이 달라지진 않지만 1도의 각도를 틀면 새로운 반응이 나타나고 그것이 변화라고 하셨다. 미미한 변화지만 이후 완전히 새로운 곳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한 번에 180도로 달라질 힘이 없다 하더라도, 나는 1도로 훗날 완전 다른 종착지에 도착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4)나 자신에 대해 자주 체크하자

"나는 누구인가요?"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토크쇼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에서 본 질문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데 문득 '나라면 뭐라고 답했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막막해졌다. 딱히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서. 아마도 "글쎄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했을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자주 궁금해하기로 했다.

Q. 나는 어떤 사람일까

Q. 나는 무엇을 불편하게 생각할까

Q.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Q. 내가 인생에서 정말로 피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Q. 나는 무엇 때문에 고민을 할까

Q. 오늘 나는 어떤가


5)한 발짝 물러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육아도 인생도 긴 여정이다"라는 말이 가장 정곡을 찔렀다. 나는 늘 아등바등, 무언가를 얻기 위해 매달리고 뜻대로 되지 않아서 슬퍼했던 것 같다.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가장 가까이에서 나를 탐색하겠다며 문득 흘러가도 되는 생각들을, 스쳐 지나갈 감정들을 부여잡고 뜯어보고 괴로워했다. 결국 나무만 보는 바보가 되었다. '어쩌겠어’를 배우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 내가 사랑하는 한강은 매일 똑같은 모양이 아니라 자유롭게 흘러가서 아름답다는 걸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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