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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례 Sep 08. 2017

너의 목소리를 보여줘

PHOTO ESSAY 

<너의 목소리가 보여>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얼굴과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출연자가 음치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일종의 추리 쇼다.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명가수가 아닌 음치가 열창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 무대에 선 음치는 방청객에서 웃음이 터져도 하나 기죽지 않고 노래를 완창하는데 당당한 모습에 자주 뭉클해지곤 한다.    



목소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띄는 효과들을 가져온다. 싸울 땐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고 목소리가 계이름 ‘솔’ 음에 가까울수록 의사 전달이 원활해진다고 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감미롭고 아름다운 목소리는 이성의 호감을 산다. 하지만 크기, 높낮이, 음색 등은 겨우 목소리를 이루는 요소일 뿐이다.    



목소리는 분명 내 것이지만 반드시 타자와 공유된다. 내 목소리에 경청하는 이도 있지만 그 반응이 늘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거절당하거나 아예 묵인될 때도 빈번하다. 그럼에도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매번 변화의 시작점엔 누군가의 간절한 외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목소리는 타자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같은 음을 연주해도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내는 소리가 각기 다르다. 허나 서로 다른 악기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마찬가지다. 모두의 목소리가 같을 수는 없다한들 단 한마디라도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존중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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