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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Uye Oct 24. 2017

토크계의 레전드

3박4일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후기

긴 비행시간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가까운 아시아 지역은 이미 충분히 다닌 터라 익숙한 풍경은 사절이었다. 이 깐깐한 조건을 충족시킬 만한 여행지에 대한 환상만 품은 채 방콕을 선언하려던 그때 다행히 친구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혹시 블라디보스토크는 어때?


2시간이면 만날 수 있는 유럽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연해주 지방에 있는 항구도시이자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역이다. ‘러시아인들은 불친절하다’, ‘영어 안내판 없이 온통 키릴문자 투성이다’ 등 러시아에 관한 각종 소문들이 모두 거짓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블라디보스토크도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었다. 사랑이, 우정이 있었다. ‘츤데레(퉁명스럽고 새침한 모습을 보이지만, 애정을 갖기 시작하면 부끄러워하는 성격이 드러난다는 것)’ 같은 친절함은 덤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는 하루면 도보로 충분히 둘러볼 수 있지만 그 매력은 3박4일 안에 담기 어려울 정도였다. 블라디보스토크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 중 가장 필요한 꿀팁만 정리했다.



하나쯤 넣어둬

블라디보스토크는 대부분 콜택시 시스템이기 때문에 거리에서 택시를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요금이 매우 비싸다. 때문에 택시 어플이 필수인데 ‘겟(Gett)’ ‘맥심(Maxim)’ 등이 가장 대표적다. 핸드폰 유심이 있어야 이 어플을 이용할 수 있고 유심 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7GB 기준 한화 1만원) 로밍은 피하는 것이 좋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시 참고하면 좋은 어플은 ‘투기스(2GIS)’. 여행 첫날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준 러시아인이 알려준 지도이다. 이 어플을 깔아둔 덕에 여행이 훨씬 수월했다.    






블라디보스토크 명소


여행할 때 관광지 답사보다는 그곳에서의 여유를 즐기는 편인데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하나라도 더 보려고 새벽 일찍 일어나 밤늦게 숙소로 돌아갔다.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도시였다고나 할까.


이곳의 유명 관광지는 해양공원, 아르바트 거리, 정교회 사원, 지상요새, 레닌공원, 연해주 주청사, 스베틀란스카야 대교, 혁명광장,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굼 백화점, 잠수함 박물관, 세르게이 라조 동상, 영원의 불꽃, 독수리 전망대 등이 있다.


내가 여행할 때는 마린스키 공연장이 가을 공연을 위해 휴식하는 기간이라 아쉽게도 공연을 관람하지 못했다. 소문에 의하면 오페라 공연보다는 발레를 강력 추천한다. 탄성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백조의 호수>를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어찌 좋지 아니한가.


일정이 빠듯해 방문하지 못했던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연합박물관)은 2000년에 110주년을 맞이했을 정도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은 유명한 탐험가였던 아르세니예프를 기념하기 위해 지었으며 1890년 붉은 벽돌로 지어져 약 20만 점 이상의 전시품을 소장하고 있다.


혹 일정에 금요일이 포함돼 있다면 혁명광장에 가보자. 금요일마다 장터가 열리기 때문. 크고 싱싱한 해산물과 예쁜 과일들이 굉장한 볼거리이다. 이 밖에 바다와 사우나를 오가는 러시아식 사우나 반야, 대자연의 풍경 루스키 섬 트래킹, 물길이 열리고 닫히는 마약등대 등 이색 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다. 곳곳에서 휴식을 즐길 줄 아는 러시아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먹방 토크


러시아는 음식 종류를 구분해 순서대로 먹는다. 수프는 1차 음식에 속하며, 2차로 감자와 육류, 물고기와 야채를 섞어 만든 음식을 먹는다. 3차로는 볶음요리 혹은 삶은 요리들을 먹는다. 러시아 사람들은 식사 후 반드시 케이크, 생과자 등의 디저트와 차, 과일 음료수 등을 곁들여 마신다. 무리 없이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김치찌개를 연상시킨 ‘보르쉬’와 러시아의 전통 꼬치구이 ‘샤슬릭’. 수많은 종류의 과일 차와 디저트도 기억에 남았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을 기대했던 이유는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매일 빼놓지 않고 킹크랩, 연어 등 다양한 해산물을 원 없이 맛봤다.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인 곰새우는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시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해양공원에서 구입해 바다를 풍경삼아 하나씩 까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념품

러시아의 민예품인 목제 인형 마트료시카, 츄다데이의 당근크림, 이브로쉐의 샤워젤 등은 블라디보스토크의 핫한 기념품. 하지만 마트료시카는 꽤나 고가이고 이브로쉐의 경우 디럭스 스토어에서 이벤트를 진행할 때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나는 알룐까 초콜렛, 러시아 차 등 간편한 선물들을 구입했다.

주당이라면 와인 랩에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이곳은 술 종류도 많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벨루가 보드카가 가장 인기 있는 술. 그건 그렇고 술도 못 마시면서 귀가 얇아 덥석 짚어온 럼주는 도대체 언제, 누가 먹게 될까.




                                                 인스타그램 @kimuy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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