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씨가문의 천재교육
출처 조선을 빛낸 한류스타, 허난설헌/김예진 저 (Ebook)
질문: 허씨 가문의 자녀들은 5문장가라 하여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알려져 있지요. 자녀들이 성장할 당시 신동이 났다고 소문이 자자했다고 들었어요. 한 가문에의 형제, 자매 모두가 천재라고 하면 뭔가 특별한 교육 비법이 있었을 것 같은데, 허씨 가문의 남다른 교육법이 있었는지요?
답변: 허씨 가문의 교육의 특징은 자녀의 의사를 가장 중요시 했다는 점이지. 스스로 알게끔 두고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질문하면 알도록 도와주는 식이었거든. 내가 모르는 것이 있어도 먼저 답을 알려주지 않았고 스스로 해답을 찾은 연후에야 대응을 해주시곤 했지. 나를 어린아이로 보지 않고 함께 삶을 살아가는 인간으로 대하신 것이야. 만약에 (어린) 내가 잘못 한 것이 있어도 알 때까지 중간에 개입하지 않으셨단다.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의 결과를 보여 준 다음 어떤 일을 초래하게 하는 지를 깨우치게 하셨지.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내가 한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스스로 행동에 주의할 것을 터득했지. 품성을 가장 중요시 하셨고 기본품성을 닦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어. 책임감을 느끼는 것, 스스로 자신을 다독이는 방법도 그때 배울 수 있었다. 공부만 했을 것 같지만 실은 어렸을 때부터 나는 집안의 다양한 일에 참여하면서 더불어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질문: 어린아이에겐 조금 엄한 교육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답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았기에 익숙해졌단다.
질문: 그렇군요. 어린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허씨가문의 교육방법이 자녀를 한 사람의 독립체로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다른 질문이 있습니다. 仙인님의 아버지셨던, 초당허엽께서는 역사공부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지요. 당시 많은 양반들이 경전위주의 공부를 했던 것에 비하면 생각이 다르셨던 것 같은데,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아버지께서는 어린 시절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지. 유교중심의 조선이었으나 한 가지 사상에 매이지 않으시고 다양한 사상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 주셨고 이를 통해 우리가 한 쪽으로 사고가 치우치지 않도록 장려해 주셨어. 어렸을 때부터 사상의 자유로움을 느끼며 유연한 사고를 기를 수 있었고 시야가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단다. 요즘 사람들은 한 가지가 좋다고 하면 거기에만 몰리는 경향이 있지.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은 각자 필요하기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야.
세상의 공부란 다양함을 경험하고 그 가운데 자기만의 중심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란다. 그러기에 어느 한 가지만 고집하고 그 길로만 나간다면 새로운 세상은 한 번도 경험할 수 없게 되지. 세상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이 일들은 너를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바 어찌 한 가지만 고집하고 살아갈 수 있겠니?
당시 사람들은 우리나라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일반 민중들은 굳이 역사를 알 필요가 없었고 양반들도 역사공부를 경전보다 낮게 취급했지. 아버지께서는 역사공부란 근본을 아는 공부라 생각하셨지. 우리들도 그 생각을 이어받아 어렸을 때부터 무엇을 위해 이 땅에 태어났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지. 아버지께서는 자녀들에게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시키면서
우리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주셨던 것이지. 역사를 공부하며 나는 누구인지에 대해 깊게 알아갈 수 있었지. 역사를 공부하면서 나라라는 것이 무엇이며 동시에 나는 누구인지를 생각했단다. 역사는 누구에게나 필수과목이고 역사공부의 목적은 그것을 통해 나는 누구인지를 연결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역사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오고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발자취이지. 역사를 알고 나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보이니까 말이지. 다른 듯해도 비슷한 것이 인간의 역사이기 때문이지. 역사 속에는 사람이 있기에 각각의 역할을 보며 나를 알 수 있고, 내 역할도 알 수 있다. 역사를 통해 내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역사란 그것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설계되어 있지. 바로 역사가 흐름이기 때문이지.
역사란 작은 것 같아도 이것에 우주의 이치가 녹아내려 있지. 인과응보, 처음에는 아닌 쪽으로 흐르는 것 같아도 결국에는 하늘이 인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역사인 것이야. 이를 통해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점차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 하는 것이지. 그 뜻에 맞추어 산다면 지구에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며 그 뜻을 모르고 나아간다면 그 길이 열리지 않는 것이지. 그러니 결국에는 하늘의 뜻을 알기 위한 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였던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