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백수학당

훈장: 원조백수 연암 박지원


연암박지원의 수상쩍은 청춘고민 상담소 <청년백수편>


취업 때문에 고민이라면?

실업이라 고민이라면?

그래서 우울하다면? 연암 선생께 여쭤보자!


연암 박지원 "귀신도 내 목소릴 듣곤 무서워 달아났다지..."

김작가 : 연암 박지원과 청년 백수? 얼핏 들으면 잘 매치가 안될거예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연암 박지원은 조선 최고의 문장가, 열하일기로 유명한 대문호의 모습이니까요.그러나 여러분 아세요? 연암이야 말로 청년백수의 원조이자 백수 프리랜서의 조상이라는 것을.

연암은 명문 노론가의 후손으로 머리 좋아 집안 좋아 글도 잘 쓰겠다. 과거만 보면 출세는 따논 당상.

처음엔 그도 그렇게 살리라 마음 먹었다. 왜? 양반으로 태어나 벼슬을 안하면 평민이 되기 때문에

어떡해서든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오늘날 수능 + 고시 준비하는 것 처럼 정례화된 코스였어요.

하지만 그는 과거제도에 과감하게 돌을 던져요. ㅎㅎ

누가 과거시험 보러가서 돌이나 난 따위를 그리고 나오겠어요? 안그래요?

과거제도에 보란 듯이 돌을 던지고 나온거죠. 멋져요. (난 그렇게 할 수 없지만서도 남이 그러는 거 보면

카타르시스 느껴지잖아여)

여기서 저는 그만....청년의 고민을 들어보기로 하죠. 청년백수, 연암에게 묻습니다.

. 


연암 박지원:

안녕하시오, 청년백수 작가! 우리 같은 혈족이니 말이 더 잘 통할 것 같구만. 그래 글 쓰는 일이 하고 싶어 무작정 직장을 그만뒀다고?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왔지? 그 정도만 보면 글 쓰기가 진짜 하고 싶었구려. 보자...질문이 과거를 포기한 후 미래가 두렵지 않았느냐고?실은 나는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 과거를 그만둔 게 아니야. 어떤 이는 나에 대해 과장되게 생각하여무슨 '대동회' 같은 조직을 만들어

사회 변화를 꾀하고 제도를 바꾸려는 시도를 꾀하고자 과거를 과감하게 포기한 거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 핫핫핫!


그러나 내가 과거시험을 안 본 이유는 아주~~~ 단순해. 왜? 시험 보기 싫었거든.

어떤 사람은 노론 명문가 후손인데다 문장도 곧잘하고 개혁왕인 정조왕의 눈에도 들었으니

벼슬 했으면 못해도 채제공같은 재상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는데

나는 별로...조정에 들어가 벼슬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네.

재상따위...필요없다 그래. 그래봤자 왕의 노예, 시간의 노예....자유롭고 싶은 내 성정엔 맞지 않는

일이었지.

조정에 벼슬아치로 들어가 평생을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얽매여 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터억! 하니막히더라고. 뭐 자네가 살고 있는 시대에는 동족들이 늘어나

백수들도 꽤 여러가지 일을 하며 벌어먹고 산다 하더라고. 그러나 내가 살던 18세기 조선은

양반이 벼슬을 하지 않고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


장사를 하기도 그렇고

농사를 짓기도 그렇고.

물론 난 농사는 지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21세기에 태어나는 건데 너무 일찍 태어나 버렸지. ㅎㅎ

벼슬을 해서 가문을 일으킬 생각을 하고 남들처럼 유교경전을 공부하다 보니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게 일딴! 마음에 안 들었어.

공부는 공부나름대로 재밌는데, 과거 시험을 위한 공부가 다 무슨 소용인가 싶더군.

일단 거기서 부터 틀어지니까 세상의 여러가지 부조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

세상의 인재들은 많고 쓰임도 다른데

양반은 죄다 방안에 들어앉아 책만 읽어야 하고

서얼은 아무리 글을 잘해도 천하게 살아야 하고

농민 중에서도 똑똑한 이가 있는데 농사만! 지어야 하고

양반도 그래...양반 중에서도 몸쓰는 일 좋아하거나 장사에 소질있는 자들도 있는데

양반이라는 체면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일은 또 어때? 하늘은 모든 일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인간은 어떤 일은 중하고 어떤 일은 천하게 여기고

뭐 그런 것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하더라고.


그래서....똥장수며 방물장수며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몰랐던 것, 세상이 몰랐던 것을 깨닫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조선이라는 나라의 총체적 부실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처음엔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한다는 게 껄끄러워서 과거 준비가 싫더니만

나중엔 과거 공부, 앉아서 하는 경전공부가 참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았어.

고고한 양반네들은 계속 그 세상에 머물러 있을 테지만

나는 그들과 같아지고 싶지 않았어.

과감히 떨치고 나오고 싶었지.

한 번 다른 세상을 맛 본 이상은 더 좁은 세상....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

너무....답답하고말이 안 통하고...알잖아 내 성격!

그래서...과거 시험을 포기 했다기 보단 절로 그렇게 되었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사색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더 잘알게 되었고 말이야.

양반이 돈을 버는 방법이란 과거를 통해 벼슬을 하는 방법 밖에 없던 시절이었어도

그 길은 내 길이 아니었던 거야. 만약 벼슬을 했다하더라도

한직을 맴돌면서 언제 그만두지...그만두지 하다가 그만뒀을거야.


그러니 고민하는 자네도 일단 지금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바라.

글 쓰기가 너무 하고 싶어서 직장을 그만 뒀잖아.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 길을 계속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 자신을 테스트 해보는 거야.

1,2년 미친듯이 후회없을 정도로 하고...그래도 안되면 일을 찾는 것도 방법이고

아니면 지금 일을 찾아서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것도 방법이야.

글이라는 건....사실 평생 쓰고 다듬는 그런 일이거든.

생계의 수단이라기 보단 영혼의 독백 같은 작업이니까

평생하고 싶고 또 좋아해야 하는 거거든.

그러니까 이것 아니면 저거 그렇게 까진 생각하지 말긴 바라

우리 때와 달리 너희 때는 백수라고 해도 길이 많잖아 안 그려?

일단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그런 다음 직업을 선택하던가, 아니면 프리로 살던가

인생은 모 아니면 도 이런 건 없어. 흐름대로 사는 거지.

그러면서도 내 거 하나는 확실하게 쥐고. 엉?


청년백수: 넵, 저는 글쓰기 한다고 직장까지 그만뒀기 때문에 이거 아니면 안된다고 조바심을 냈던 것 같습니다. 말씀 듣고보니 글이란 건 평생 쓰는거라...지금 아니면 안돼! 그런건 아닌것 같네요.

연암 박지원: 그랴. 나도 평생 백수로 살았지만 말년엔 또 현감직도 했지. 물론 것도 아쥬~~짧게 했지. 역시 나한테 정규직은 안 맞더라고. 내 시간이 너무 부족해.....글 쓰고 친구들이랑 놀러다니고 하려면 시간이 모자라거든. 농사직설도 완성했어야 하는데 현감직 수행하느라고...완성을 못한게 느무~~~아쉬워!

김작가 : 여러분, 청년 백수님과 18세기 청년 백수셨던 연암 선생님 Talk 잘 들어보셨나요? 여러분께도 도움 되는 이야기가 오고 갔길 바라며 다음 시간에 또 다른 고민으로 찾아 뵙도록 할께요~~~


* 사연이 있으면 덧글이나 쪽지로 보내주세여~~뽑아서 답변 드리도록 할께여~

작가 : http://blog.naver.com/vadah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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