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비스를 한 줄로 표현하기

호소다 다카히로,『컨셉 수업』 (3/4)

by 기만

"일하기 싫고 시골에서 휴가나 보내고 싶다."


나영석 PD가 회의 중에 뱉은 이 1줄이 tvN 인기 예능 <삼시세끼>가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나영석은 매체 인터뷰들에서도 '1줄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주 언급하곤 한다.


실제 IT 프로덕트 기획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5년 정도 기획 일을 해오면서 '그래서 서비스를 1줄로 표현하면 어떻게 되죠?'라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얼마 전까지 난 이 질문을 받을 때 이렇게 생각했다.

'아 왜 자꾸 한줄 한줄거리지? 한줄로 표현이 안 될 수도 있는거 아닌가?'

하지만 이건 타겟, 차별점 등 서비스 기획에 필수적인 부분들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 난 다른 이한테 그런 말을 듣는다면, '아, 아직 정리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한다. 타겟, 차별점, 전략이 명확히 정해지면 1줄을 뽑아낼 수 있다. 이렇게 뽑아낸 1줄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커다란 역할을 한다.


서비스를 만들기 전 - 프로덕트의 설계도가 된다.

서비스를 만드는 중 -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비슷하게 맞춘다.

서비스를 다 만든 후 - 고객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기 쉬워진다.




쉽게 말해, 1줄의 컨셉은 그 서비스의 시작과 끝이 된다.


1) 이 1줄의 컨셉이 곧 프로덕트의 설계도가 되고,

2) 협업자들의 목표와 눈높이를 쉽게 얼라인시켜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며,

3)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1줄로 우리 서비스를 정의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이 연령층도 타겟으로 삼고 싶고, 저 시장도 어떻게 하면 공략할 수 있을 것 같고, 컨셉을 너무 뾰족하게 하면 유저가 안 모일 것 같고... 다양한 욕심과 두려움들이 머릿속을 괴롭힌다.




그래서 저자 호소다 다카히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정리하고, 핵심만 남기고, 날카롭게 다듬는 것이다.


1) 정리한다 (3점 정리법)

먼저, 점을 3개 찍고 고객/목적/역할로 나누어 서비스를 정리해본다.

"A(고객)가 B(목적)하도록 우리는 C(역할)를 한다"의 형태를 띠며, A에는 주어, B에는 동사, C에는 명사를 넣으면 된다.


1-1. 책에서 직접 언급한 '스타벅스'의 3점 정리 예시이다.

고객: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목적: 도시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역할: 직장과 집 사이의 쉼터 역할을 한다.


1-2. 그리고 이것은 내가 기획 중인 서비스에 3점 정리법을 직접 접목시켜 본 것이다.

고객: 전세계의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이

목적: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역할: 편리한 채팅 플랫폼 역할을 한다.




2) 핵심만 남긴다 (목적인가 역할인가)

목적과 역할 중 1개만 남기는 과정이다. 어떤 항목을 더 강조하고 싶은지, 무엇이 더 우리 서비스를 잘 표현하는 구절인지 판단한다.

목적과 역할 중에 딱 하나만 고를 수 없다면 둘을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문장이 길어지는 만큼 그 날카로움과 유통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2-1. 책에 나온 '스타벅스'의 핵심 남기기 예시

・고객: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목적: 도시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역할: 직장과 집 사이의 쉼터 역할을 한다.


2-2. 내가 기획 중인 서비스의 핵심 남기기 예시

・고객: 대화가 필요한 전세계 사람들이

・목적: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역할: 편리한 채팅 플랫폼 역할을 한다




3) 날카롭게 다듬는다 (두 단어 규칙)

호소다 다카히로는 사람이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는 개념은 기껏해야 2가지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오직 2개의 단어로 컨셉을 축약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그 이상일 경우 초점이 흐려지며, 컨셉의 정밀함이 급격히 떨어진다.


3-1. 스타벅스의 날카롭게 다듬기 예시

"직장과 집 사이의 쉼터 역할을 한다"

→ 제3의 장소 (3rd Place)


3-2. 내 서비스의 날카롭게 다듬기 예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 손 안의 대화세계 (Handychat World)




결과물이 성에 안 찰 땐?


이렇게 뽑아낸 두 단어가 우리 서비스를 온전히 표현하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목적과 역할을 결합시켜야만 온전히 표현되는 서비스도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때는 목적 1줄 + 역할 1줄을 연결했다 하여 '연결형'이라고 부르는데, 2개 단어의 조합이 아닌 문장으로 표현된다. 호소다 다카히로는 연결형 문장을 만들 때 활용할 수 있는 9가지 패턴을 함께 소개한다. (책에서는 총 10가지를 소개하고 있지만, 저자도 컨셉 발상법에 가깝다고 하여 제외했다)


한 문장 만들기 9가지 패턴

각 패턴의 1~2번은 책에 나온 예시이다. 나머지는 내가 기획중인 서비스에 접목시켜 본 것이다.

혁신화법 (A에서 B로 / A를 B로)
⇨ 성을 양지로 (텐가)
⇨ 전세계 어디든 내 집처럼 (AirB&B)
⇨ 혼자만의 시간을 함께하는 순간으로
비교강조법 (A보다 B / A가 아니라 B)
⇨ 우리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아티스트 (애플)
⇨ 여행자가 아니라 친구가 되자 (AirB&B)
⇨ 낯선 불안감보다 새로운 설렘
⇨ 반복적 피드가 아니라 새로운 대화
불 해소법 (A가 없는 B / A가 필요없는 B)
⇨ 날개 없는 선풍기 (가전)
⇨ 이방인 취급받지 않는 여행을 만든다 (AirB&B)
⇨ 여기저기 헤맬 필요없는 채팅
은유법 (A 같은 B)
⇨ 입 속의 연인 (롯데)
⇨ 그곳에 살듯이 여행하다 (AirB&B)
⇨ 여행처럼 매순간 다른 대화
⇨ 매순간 새로운, 여행 같은 채팅
반전법 (상식을 뒤집으면 새로운 상식)
⇨ 남자를 슬림해 보이게 하는 정장 (디올)
⇨ 가이드북에 실리지 않는 여행 (AirB&B)
⇨ 둘만 있을 때 더 즐거운
모순법 (A 또는 B / A인데 B)
⇨ 무인양품 브랜드 이름 자체가 모순 (무인양품)
⇨ 이주 여행/이사 여행 (AirB&B)
⇨ 깊지만 부담 없는 이야기
⇨ 낯설지만 편안한 대화
민주화 (A를 모든 사람에게)
⇨ 컴퓨터를 모든 사람에게 (마이크로소프트)
⇨ 모든 사람에게 세계와의 유대를 (AirB&B)
⇨ 부담 없는 시작을 모든 사람에게
⇨ 모든 사람에게 대화의 즐거움을
개인화 (한 사람에게 하나의 A를)
⇨ 한 사람당 하나의 방송국 (넷플릭스)
⇨ 한 사람에 한 가지 여행 이야기 (AirB&B)
⇨ 한 사람당 하나의 채팅
기호화
⇨ 3rd Place (스타벅스)
⇨ ON < IN (게토레이)
⇨ 1:1 > 1:Many
⇨ Every Chat = A Story


이 과정을 통해 원하는 문장을 얻어냈다고 해도, 정말 좋은 컨셉인지 테스트가 필요하다. 저자 호소다 다카히로는 "자꾸자꾸 표현해도 편한 말 찾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호소다 다카히로가 추천하는 검증법 3가지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입에 잘 붙는지 외쳐보기 3번

도중에 더듬거나 말하기 어려우면 탈락

1주일 후 어떤 문장이 가장 기억에 깊게 남는지 확인해보기




이번 챕터가 책의 모든 부분 중 가장 어려웠다. 솔직히 마음에 들 만큼 좋은 1줄을 얻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1줄로 기획을 요약하는 것은 앞으로 가장 터득하기 어려운 기획 스킬 중 하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컨셉을 이끄는 질문 만들기

2. 스토리 설계하기

3. 컨셉을 '한 문장'으로 쓰기

4. 배운 컨셉 써먹기


이제 마지막 수업까지 1개 남았다. 다음 수업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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