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엘리스의 그로스해킹 마스터 클래스 I
이 글은 2024년 4월 5일 진행된 Sean Ellis의 오프라인 Master Class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강연 주최측(GCG 2024, MarketFit Lab 등)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아래 내용은 모두 Sean의 자료 또는 구두를 통해 직접적으로 언급된 내용으로, 필자의 사견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단, 강연 전체가 영어로 진행되어 오역/오해로 인한 오정보가 포함되었을 수 있습니다)
1.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제품 핵심가치를 레버리징하라
2. 당신 서비스의 Value Delivery Engine을 이해하라
3. 엔진 전반의 테스트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는 방법
4. 하이 레버리지에서 실험하여 큰 임팩트를 만들어라
5. 이상적인 그로스 팀, 이상적인 그로스 프로세스
6. 그로스해킹 그 마지막 단계, '그로스 컬쳐'를 갖추어라
...
Slack, Netflix, Notion, Nubank, Zoom, Dropbox, Uber, Airbnb, Amazon...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는 유명한 서비스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로스해킹에 필요한 요구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며, 그로스해킹을 통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Sean이 말하는 '그로스해킹에 필요한 요구조건'은 무엇일까?
1. 머스트해브 프로덕트 (Product/Market Fit)
2. 팀원과의 목표 공유 (North Star Metric)
3. 그로스 마인드
4.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기업 문화
이는 비즈니스가 얼마나 큰지, 타겟은 누구인지 등에 관계 없이 어떤 서비스에든 해당된다고 한다. 이번 글에서는 1~2번이 주로 다뤄질 예정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조사 기관 '스타트업 게놈 프로젝트'는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그 많은 스타트업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망할까? 가장 많은 스타트업을 망하게 한 이유는, "제품과 시장을 맞추는 과정(PMF) 없이 비즈니스를 유지/확장한 것"이었다고 한다.
제품과 시장이 Fit 되어 있는 프로덕트의 리텐션율은 유지된다. 제품을 떠나지 않는 유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PMF가 선행되지 않은 프로덕트는 신규 유저가 꾸준히 들어오더라도 유저수를 폭발적으로 늘리거나 유지시키기는 어렵다. 아래의 예시를 보자.
왼쪽 2번째 열 '코호트 A'를 보자. 1월에는 30명의 유저 유입 - 2월에는 그중 10명이 남고 - 3월엔 그중 5명이 남고 - 4월에는 0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이탈이 지속되면 총 유저 수의 증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PMF의 중요성이라는 것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제품과 시장의 궁합(PMF)을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면, 그것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간단한 설문조사를 하면 된다.
1) PMF 확인을 위한 설문조사
1. 대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 (30명 이상)
2. 질문: (객관식) 우리 서비스가 당장 내일 서비스종료를 선언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3. 보기: 매우 실망스럽다 / 조금 실망스럽다 / 실망스럽지 않다 / 이미 안 쓴다
4. 의도: '매우 실망스럽다'로 답한 사람이 40% 이상일 경우 Fit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매우 실망스럽다’가 40% 미만이라면?
Sean은 휴대폰 백신/보안 기업 <Lookout>에 있었던 시절, 이 PMF 설문조사를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직 7%의 유저만이 '매우 실망스럽다'를 선택했다. Sean은 어떻게 했을까?
망했다고 판단하고 빠르게 피봇을 시도했을까? 아니었다. 7%의 유저들에게 집중했다. 7%의 유저들을 자세히 살펴본 결과, 공통적으로 그들은 '안티바이러스' 기능을 특히 좋아했다. Sean을 비롯한 Lookout 팀은 우리가 가진 가치 중 '안티바이러스' 기능이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임팩트가 가장 크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2가지 실험을 했다.
① 홈페이지 메인 변경
② 온보딩 단계 간소화
그들은 홈페이지 메인을 바꿨다. 안티바이러스를 집중 조명했다. Acquisition 단계에서 LMF(Language Market Fit)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
*LMF란,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유저가 가장 잘 이해하는, 가장 효과적인 워딩을 찾아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유입된 유저에게 안티바이러스 기능의 가치를 빨리 전달하기 위해 온보딩 단계를 대폭 수정했다. 보통의 유저들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기능을 빨리 보여주어, 많은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함이었다.
3)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실험을 반복한지 14일이 지났을 때 다시 PMF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불과 7%였던 실망 유저가 50%까지 늘어났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Lookout은 핵심가치 레버리징에 성공했고, 유니콘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위에서 말한 PMF(제품-시장 궁합)를 찾았다고 치자. 그럼 끝일까? 사실 이제 시작이다.
PMF를 찾았다는 건 제품에 실제로 '가치'가 존재하는지 파악이 되었다는 것인데, 이젠 그 가치를 그 누구보다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더 날카롭게 제련하여 더 큰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이 '제품 핵심 가치의 수치화'이다.
1) 제품 핵심 가치를 수치화하기
<유명 서비스가 핵심 가치를 수치화한 예시>
① <아마존> : 사람들이 원하는 물건을 찾고 사는 걸 돕는다 - Monthly Purchase
② <슬랙> : 팀, 툴, 고객, 파트너들이 소통한다 - Daily Active Users
③ <페이스북> :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든다 - Monthly Active Users (10억명 돌파 후, Daily Active Users로 변경)
위의 핵심 가치를 보면 슬랙의 경우 DAU를, 페이스북의 경우 MAU를 핵심 가치로 두었는데, 기간(Daily/Monthly)이 왜, 어떤 이유 때문에 다른 것일까?
(1) 서비스의 목표가 무엇인지, (2) 유저가 어느정도 주기로 사용하게 하는 것이 목적인지에 따라 Daily/Monthly/Yearly 중 취사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irbnb는 본인들의 핵심 가치를 '연간 숙박일 수'로 정했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여행을 그렇게 자주 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자 사람들이 더 자주 서비스를 이용하길 바랐고, 그래서 핵심 가치 지표를 MAU에서 DAU로 바꾸었다고 한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Monthly보다 Daily가 어렵다. 이전에는 유저가 1달에 1번 방문하면 그걸로 만족했다면, 이제는 하루 1번이 목표가 된 것이다)
2) 수치화된 핵심 가치를 북극성 지표로 만들기
결국 이 핵심 지표는 팀원들이 항상 보고 좇을 수 있는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가 된다. 간혹 매출/영업이익 등 회사에게 가치 있는 지표를 NSM으로 설정하는 회사가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북극성 지표는 반드시 '우리 서비스가 유저에게 줄 수 있는 핵심 가치(코어 밸류)'를 구체화시킨 지표여야 하며, 단 1개로 제한되어야 한다.
Sean은 NSM이 특히 '1개'여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반드시, 오직 1개여야 한다는 부분이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빠르고 큰 비즈니스 임팩트를 위해서는 1개여야만 한단다. (팀원들이 너무 설득이 안되면 어쩌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자기 이름을 팔아서라도 꼭 1개로 해야하며 그게 이번 마스터 클래스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왜 단 1개의 NSM을 정해야 하는가?>
① 앱의 가치가 상승한다. 유저가 아하 모먼트를 자주 느낄 가능성이 높아진다.
② 일 효율이 좋아진다. 전사 직원의 목표를 얼라인시켜, 다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하게 한다.
③ 의사결정 정확도를 높인다. 본인의 결정이 궁극적 목표에 부합하는지 쉽게 검토할 수 있다.
④ 팀원의 실행력/추진력을 높인다. 목표가 구체적이고 선명할수록 신속한 실행이 가능하다.
AHA Moment는 단어 자체가 그렇듯 시간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사용자가 제품의 핵심 가치를 느끼는 순간인데, 이 '아하 모먼트'를 느끼게 하냐마냐가 유저 리텐션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PMF를 찾고 NSM 설정까지 마쳤다면, 우리 서비스에 핵심 가치가 존재하며 그것이 무엇인지까지 파악이 된 상태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무엇일까? 유저가 유입(Acquisition)된 후, 그 핵심 가치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전달하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유저가 아하 모먼트 최대한 빨리 느끼게 만들기'이다.
흔히 해적 지표라고 부르는 'AARRR' 퍼널과 함께 생각해보면 이해가 더 쉽다.
<AARRR과 아하 모먼트>
1. Acquisition : 아하 모먼트를 느끼기 전
2. Activation : 아하 모먼트를 느낀 직후로, '활성화 유저'가 된 상태이다.
3. Retention : 아하의 정도가 클 수록 리텐션율이 높아지고, 잔존 기간이 길어진다.
4. Referral : 반복된 아하 모먼트는 주변인 추천(입소문)으로 이어진다.
5. Revenue : 여기까지의 모든 아하가 결국 수익 창출까지 이뤄낸다.
슬랙의 경우, 여기서 Activation의 기준을 '메시지 2,000개를 보낸 순간'으로 보았다.
슬랙 측은 '유저가 슬랙에서 2,000개의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 타 업무 툴보다 좋은 경험을 할 환경이 비로소 갖춰지며, 아하 모먼트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단은 당연히 감에 의존하여 도출된 것이 아니다. 철저한 내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슬랙은 서비스를 잘 이용하는 유저들의 코호트를 뽑아 그렇지 않은 유저 코호트와 비교했다. 그 결과, '2,000개 넘는 메시지'를 보낸 유저는 특히 서비스를 오래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분석이 바탕이 되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뚜렷해진다. 유저가 이탈하기 전, 최대한 빨리 2,000개 이상의 메시지를 보내게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아하 모먼트를 빨리 느끼게 하여, 궁극적으로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번 글은 Sean Ellis 마스터 클래스의 6개 중 첫 번째 주제였다. 제품의 코어 밸류를 중심으로 강연이 이어졌으며, 핵심 내용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 내 제품에 코어 밸류가 존재함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 (Product/Market Fit)
2. 내 제품의 코어 밸류를 지표로 구체화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 (North Star Metric)
3. 내 제품의 코어 밸류가 잘 전달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 (AHA Moment)
오프라인 클래스는 전반적으로 Sean Ellis의 저서 <Hacking Growth>를 말로 풀어서 설명 받는 느낌이었고, 그 이해도를 훨씬 높일 수 있는 시간이었다.
IT 프로덕트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1.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제품 핵심가치를 레버리징하라 (完) - https://brunch.co.kr/@kimwanr/7
2. 당신 서비스의 Value Delivery Engine을 이해하라 (Coming Soon)
3. 엔진 전반의 테스트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는 방법
4. 하이 레버리지에서 실험하여 큰 임팩트를 만들어라
5. 이상적인 그로스 팀, 이상적인 그로스 프로세스
6. 그로스해킹 그 마지막 단계, '그로스 컬쳐'를 갖추어라
*본 글에 사용된 이미지들은 Sean Ellis의 강연에서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