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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정말 롤백이 불가능한가요?

'이전 버전 백업'은 PM의 생명줄

by Wayne

최근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부사장이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이전 버전으로 완전히 롤백(복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기술적 해명을 넘어, IT 업계에서 일하는 많은 PM과 개발자들에게 충격과 함께 의문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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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의 상식으로 볼 때, '이전 버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은 리스크 관리와 제품 철학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늘은 왜 '이전 버전 백업(롤백)'이 단순한 옵션이 아닌, 서비스의 생명줄이 되는지 PM의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롤백은 '보험'이자, 가장 강력한 '리스크 관리' 수단

PM은 제품을 기획할 때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합니다. 롤백 시스템은 바로 그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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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PM은 새로운 기능 출시를 통해 '빠르게 실험하고 빠르게 실패하라'는 원칙을 따릅니다. 하지만 이 원칙이 성립하려면 '실패했을 때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합니다. 롤백 시스템이 없다면, PM은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기 어렵고, 결국 혁신을 멈추게 됩니다.


특히 카카오톡처럼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국민 앱의 경우, 단 하나의 버그나 불편한 UX가 '평점 1점 테러'와 '대규모 이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롤백 기능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시 구버전으로 되돌려 고객 만족도의 급락을 막는 최후의 방어선이 됩니다.



2. '기술적 불가능'의 이면: 비즈니스적 판단과 기술 부채

업계에서 카카오의 '롤백 불가' 발언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기술적 한계보다는 비즈니스적 손익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 때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 부채의 함정입니다. 대규모 업데이트는 단순히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DB 구조나 API 등 핵심 아키텍처를 대대적으로 변경합니다. 롤백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과거 버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술적 안전장치를 충분히 구축하지 않은 채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바꿨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이는 PM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안정성'보다 '출시 속도'를 지나치게 우선시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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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 목적이 '앱 체류 시간 증가'를 통한 광고 수익 극대화였음을 고려하면, 롤백은 새로운 광고 지면을 제거하고 그동안 투자한 비용과 기대 수익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비즈니스적 손실'로 직결됩니다. 결국 '기술적 불가능'이라는 표현은 '비즈니스적으로 감수할 수 없는 손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PM의 책임: 신뢰와 투명성의 원칙

이 논란은 PM에게 '신뢰'와 '투명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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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완전한 롤백이 어려울지라도, PM은 사용자들에게 솔직하고 투명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기술적 불가능'이라는 모호한 표현 대신, "현재 구조상 완전한 롤백은 어렵지만, 사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적 복원(새로운 버전 개발)을 4분기 내에 최우선으로 완료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제시하는 것이 국민 메신저의 PM이 보여줘야 할 책임 있는 자세입니다.



롤백 시스템은 PM의 리스크 관리 능력과 제품을 대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PM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사용자의 신뢰를 지킬 수 있는 안전장치를 제품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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