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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 Jul 26. 2021

30대가 20대보다 더 나아지려면, 이것만한 게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바로 '책'이다. 책만큼 따분해 보이고 익숙한 매체는 없기에 그만큼 매력 없는 타이틀도 없으리라.


다소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금껏 내가 책을 가장 가까이했던 시기는 10대 이전이었다.


출판업을 하셨던 어머니 덕분에 항상 방 안에는 책으로 가득했고, 그 중에 나의 흥미를 이끌었던 것은 만화로 된 역사책이었다. 읽고 또 읽으며 여러 상상의 나래를 폈던 기억이 난다.

'광개토대왕이 지금 살아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류의...


어느덧 10대가 되며 나의 시선은 외부로 향했고,

주변 친구들과 점점 압박이 거세지는 학업으로 인해 책은 성적을 위한 기능서로만 가까이 했었다.


20대에는 책과 더더욱 거리가 멀었다. 나에게 쏟아지는 자유와 연애, 여행에 젖을 때쯤 취업 준비를 거쳐 직장인이 되어 하루 종일 컴퓨터를 바라만 보고, 퇴근 후에는 술을 마시거나 차를 몰았다. 물론 이 둘을 동시에 한 적은 없다.


그런데 30대가 되면서는 무언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두근거리는 연애가 아닌 안정적인 결혼을,

첫 직장이 아닌 더 나은 곳으로의 이직 혹은 다른 커리어를,

지금이 아닌 나의 미래와 노후를 생각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러한 지향점들은 근본적으로 나의 온전한 경험을 통해 예측하고 준비하기에는 폭과 너비가 여실히 부족했다.


이와 동시에 내 주변에는 조금씩 될 성 부른 30대 '꼰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본인들이 그렇게 욕했던 '그들'을 닮아가고 있었다.

자신의 좁은 경험에 의존해 섣부른 결론을 내린다. 게다가 이를 절대적인 것인 양 후배들에게 설파한다.

나를 포함해 이들의 30대가 20대 후배와 현격히 차이가 날 만큼 경험의 폭과 너비가 다를까? 20대 이후 직장을 다니며 경험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매우 한정적이다. 심지어 그 좁은 경험마저 자신의 것으로 체화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없다. 출근 전 새벽이나 퇴근 후 저녁에?


퇴근 후 우리는 자기계발이나 재테크를 주제로 한 유튜브를 보지만 순간의 동기부여 외에 실천으로 이어질 만큼의 수단과 방법을 제공해주었던가? 그런 면에서 30대가 가장 정직하면서 자신만의 템포로 20대의 자신을 뛰어넘을 치트키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책일 수 밖에 없다.


30대가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가까이 해야만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책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다.

책 한 권을 구매하기 위해서 2만원 남짓의 돈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학생일 때에는 소중한 용돈을 통해 자신이 마음에 드는 책을 구매하기에는 세상에 매력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더군다나 책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표지나 저자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아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다. (전자북의 경우 조금 더 저렴하고, 조금 더 간편하지만 기본 프로세스는 같다). 경제활동을 하는 직장인으로서 20대보다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자유'가 조금 더 주어진 셈이다.


또한 책은 저자의 아카이브로서 귀중한 가치를 지니며, 그렇기에 소중한 노하우와 고급지식이 압축되어 있다.

이는 기존 영화와 일일드라마의 매체적 지위의 차이와도 유사하다. 영화사는 있어도, 드라마사는 사람들이 많이 기억하지 않는다. 그만큼 자신의 이름으로 책 한 권을 발행하는 일련의 과정에는 수많은 노하우와 철학이 집약되어 있다. (심지어 이를 독자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민하기까지) 고급지식을 얻기에 책만큼 순수하면서 손 쉬운 매체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30대는 온전히 자신의 삶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준비해야 할 때이니만큼 이러한 고급지식이 더더욱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책을 읽는 행위는 그렇기에 30대인 내가 가장 비밀스럽고도, 가장 정직하게 내 경험의 폭과 너비를 더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읽은 책의 저자들이 이 책을 만들기 위해 들인 공과 노하우의 1/100이 나에게 전해진다면 나는 조금씩 내가 바라고 그려왔던 30대 이후의 삶을 이뤄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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