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입원해서 진단이 내려지기까지 있었던 척추정형외과 입원실은 어디에 있는 몇 호실인지 전혀 모르겠다.
그때 정신은 있었는데 왠지 모르겠다.
베드에 실린 채 이리 저리로 다녔는데 그 장소도 어디였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예전에 병원에 올 때 베드째 끌고 다니는 걸 보면서 어떤 환자 일까 했는데 바로 나와 같은 환자들이었네.
신경과 병동으로 옮기고 나서부터 아 내가 꼼짝 못 하는 하반신마비 환자구나 하는 자각이 생겼다.
베드에는 욕창방지 매트가 깔려 울렁불렁 공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고 삑삑 기계음 소리...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음날 누운 자리에서 앉아 간호조무사선생님들이 드라이샴푸로 머리를 감겨주고. 물휴지로 얼굴을 닦으라 하고....
밥을 먹으면 앉은 그 자리에서 조그만 양치대야에 양치를 하면 옆에 착한 아우가 치워주었다.
그렇게 며칠 지난 후 휠체어에 혼자 탈 수 있게 되었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세면대에서 물로 세수를 하고 양치도 하고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있고 이렇게 좋을 수가...
너무나 감사하다.
간호간병병동은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다. 친구들에게 아무 때나 와도 돼. 내가 나갈 수 있으니까.
휠체어를 자유롭게 탈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다.
이런 경험 아무나 할 수 없을 걸 하며
그런 시간들도 너무나 소중했다.
그리고 물리치료실에서 실장님의 도움으로 팔일만에 섰을 때 역시 얼마나 기뻤는지... 마치 처음 서 본 것처럼
그리고 워커를 잡고 한발 한발 걸음을 시작했을 때...
그다음에 폴대를 잡고 걷고...
지팡이르 잡고 걷고...
지팡이 없이 걷게 되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앞에서도 썼지만 내 나름 삼개월로 정해놓고 있었는데... 36만에 보조기구 없이 걷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27일 퇴원하려고 한건 추석연휴가 너무 길어 집에 가서 추석연휴를 보내고 12일에 다시 입원할 계획이었다.
집에 워커를 사놓아야 될까 휠체어도 빌려놔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잘 걷기 되어 무슨 일인가 모르겠다.
얼 마나 감사한 일 인가
퇴원할 때 한 달 분 약을 받아왔고 한 달 후 재활의학과 신경과 일반내과 예약을 하고 왔다.
어제는 약도 제 때 못 먹고.. 발가락도 멍들고 아프고 혈당도 스스로 재야 하고 여러 가지로 불편하지만 재입원은 안 할 것이다.
집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니까..
그런데 일이 자꾸 눈에 보여 그것이 문제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