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척수염 환자다 (29)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김춘영

불면증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것이 있다.

잠을 못 자도 머리가 아픈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얼마나 감사한지.

또 있다.

이제 남편은 더 이상 나의 깨고 일어남 뒤척거림에 대해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아프기 전까지 결혼생활 45년 동안 잠에 대한 통제가 은근히 있었다.

나는 밤사람이다.

늦게까지 책을 읽고 바느질을 하곤 했다.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예전에 딸아이를 아침 먹여 도시락 싸서 제시간 맞춰 학교 보낸 것이 스스로 대견스럽다.

아프고 나서는 자라 말라 잔소리하지 않는다.

자다 깨서 들락날락해도 아파서 저러나 보다 하고 봐주는 건지 모른다.

나도 잘 자고 싶다.

아니 난 잘 잔다.

잠들기가 어려워서......

자다 자주 깨서..... 그렇지.

좋아지겠지

언젠가는

다리에 경련인지 발작인지 없어지면 잠을 잘 잘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나는 척수염 환자다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