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용어 TMI- 꼽주다
[교사의 뒷담화]

by 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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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남겨 주신 코멘트입니다.

책에는 일부 편집하여 수록하였습니다.




초딩 때 축구를 해서 골을 넣었는데, 한 친구가 평소에 골을 잘 못 넣는 애들이 골 넣으니까 더 좋아한다? 이런 식으로 말하며 꼽을 준 기억이 나네요.ㅎㅎ


꼽을 준다는 것은 직접적인 공격방식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상대에게 나의 분노나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심리학에서는 수동공격이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타인에게 불편한 마음을 주려고 한다는 점에서 공격성을 드러내는 방식은 맞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근한 방식으로 수동공격을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한다는 면에서 폭력이라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의도적으로 자주 사용해서 상대방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고립시키려는 시도가 지속적이라면, 따돌림의 초기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맞기도 합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케바케라고 할까요 ㅎㅎ. 결국 하나의 스펙트럼 안에 있는데, 정도에 따라 때로는 상대의 기분에 따라 장난으로 규정되기도 폭력으로 규정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제 결론은 은근하고 수동적인 공격들이 자신을 향할 때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상대와의 관계에서 감정을 표현하고 해결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지. 학폭이나 법대로만 따져보자고 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차적으로 갈등상황에서 가장 먼저 자신을 보호해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은 갈등을 통해 성장해가는 면이 있습니다. 사소한 갈등이나 어려움을 ‘학폭’으로만 해결하려는 시도는 학생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이고 의도적인 학교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줘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에게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며 마음 면역력을 길러주는 일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작년에 학폭 담당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학폭제도는 너무나도 반교육적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학문적 지식을 배우는 것 이외에도 사회화가 중요한 교육 요소 중 하나인데, 갈등 상황을 본인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나를 무시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한 존재를 제도를 이용해 '참교육'한다는 의미가 크게 작용하더라구요. 문제는 보호자들도 이에 동조하거나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아무리 위와 같은 말로 설득을 해도 '우리 애가 원하니까요.',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진행해주세요.'의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심하게는 어른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구요.


보호자들이 학폭에 대해 수동적으로 반응하고, 학교의 행정절차에 불신을 나타내는 것은 어찌 보면 지금의 30~40대가 겪었던 학교에서의 불합리한 경험들이 반작용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학교는 '학폭'을 소극적으로 처리하려고 하고, 덮어버리려고만 하는 모습들이 많이 비춰졌고, 진짜 학폭의 잔인함과 무서움을 어른들은 눈으로 보고 느꼈으니까요. 지금의 학교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계기도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조금 다치고 아프더라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기 위한 장치에 더 신경써야지, 제도적으로 처벌을 강하게 하는 것은 해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보호자들의 입장에서도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많이 힘들겠지만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고 학교를 믿어주는 태도로 다가와준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학창 시절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돌려 말하는 행위일 수 있고, 비꼬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꼽을 준다’라고 하는게 심리적인 마음의 차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도가 들어가있든, 들어가 있지않든 같은 말과 행동일지라도 상처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저 넘기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되어요. 폭력의 일종이 될 수는 있으나, 시시비비를 가리기는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칼을 휘둘렀으나, 그 공간에 그 누구도 다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본 사람 또는 그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꼽을 준다는 표현은 사실 매우 생소한 표현인데 ‘눈치를 준다’?정도의 가벼운 느낌부터 점점 강도가 높아질수록 은근한 따돌림(은따), 왕따(대놓고 따돌림)라고 생각됩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눈치를 주고, 눈치를 받는 건 사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늘상 있었던 일인데, 학교 울타리에 들어와서 학교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할머니, 어머니 세대의 시집살이만한 꼽보다 더한 꼽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잠깐 해봤습니다.)


감기도 예전에는 콧물,기침은 그냥 통틀어 감기라고 하고 약국가서 종합감기약 사먹고 다시 일상생활했는데 지금은 의료 발달로 아데노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RSV 바이러스 등등 이름도 외울 수 없을 만큼 감기를 세분화 합니다. 바이러스 적중률 치료의 장점도 있지만 심리적 위축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꼽 주는 것을 학교폭력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도 사람사이의 자연스러운 갈등을 두드러지게 문제화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다니는 여러 목적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과의 어울림,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힘 기르기 인데 모든 사안을 학교폭력으로 처리하는건 그 기회를 빼앗는 건 아닐지요.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이랑 놀고있으면 선배들이 "역시 끼리끼리 논다"라고 하며 비웃고 갔던 적이 있었고, 중학교 때는 성악레슨 때문에 수업을 자주 빠지면서 선생님들이 직접적인 말 혹은 눈빛으로 꼽을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치만 돌아보면 저도 꼽을 준 적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성악을 전공하며 예술고등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지독한 경쟁을 하면서... 꼽만 주며 살았던 것 같네요..


제가 학생이였던 때를 생각하면 '이 묘한 눈빛과 모호한 말투를 선생님이 보지 못하셨으니까 이해하지 못하시겠지...'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입장에서는 이 '꼽'을 확실히 구분해서 개입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교사의 입장에서는 이 '꼽'에 하나하나 다 개입을 하다보면 하루종일 아이들에게 시달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아이들한테 '고자질하기 전에는 꼭 본인을 돌아보고, 본인의 잘못은 없는지 생각해봐'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한명이 꼽주면 상대도 꼽을 주고.. 꼽을 주고받으며 .. 그렇게 싸우고들 하더라고요...! 근데 꼽이 정말 일방적이라면 그건 개입을 해야하는 신호일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학창시절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저도 꼽을 겪어본것 같아요. 분명 말에 가시가 있고 공격적으로 들렸던 경험이 있어요. 그리고 저또한 그렇게 공격을 해봤던것도 같아요. 학창시절 뭔가 꼽을 준적은 없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뭔가 방어적으로 그리고 날을 세워서 이야기 했던경험은 있었던것 같아요.


사회나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은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만큼은 조금 지도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관계안에서 마찰이 폭력이 될수 있기에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임을 생각하게끔 해주어야 하는것 같아요.


저도 요즘 학교폭력 절차와 처리에 대한 부분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걸 이행하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늘 아니다라고 생각을 들지만 저 또한 뾰족한 수와 답을 찾지 못하는것 같아요.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아이들이 잘 자라고 성장하도록 지도하며 올바른 길로 안내하는 것이 저희의 일이라 생각하기에 더 안타깝고 화가나며 마음이 아프지 않은가 싶네요....



꼽이 관계 안의 자연스러운 마찰도 맞으나, 그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 교사는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함께하는 공간 안에서도 아이들이 은연중에 꼽주는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교사가 없을 땐 꼽을 주는 상황이 더 많을 것압니다. (많은 아이들 앞에서 한 학생을 지적하는 것은 그 학생에게 수치심을 불러올 수도 있겠으나) 공개적인 곳에서 누군가를 꼽주는 상황에서는 교사는 꼽을 당하는 학생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꼽주는 학생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짚어주는 차원에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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