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을 배우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수필집
담백하면서도 깊은 수필집
좋은 문장을 배우고 싶다면 읽어보라는 추천을 받아 읽기 시작했다.
제목 ㅣ『인연』
저자 ㅣ 피천득
분야 ㅣ 수필집
내 안에 사랑이 흘러넘쳐서 자연스레 사랑하고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워하는 마음이 보이지 않을 만큼 큰 사랑!
그보다도 말의 빈곤을 채우자. 말을 많이 해서 자꾸만 내 바닥을 스스로 드러내 보인다. 필요한 때에 농도 진한 말을 하고 싶다. 나는 단순히 공백을 채우기 위한 말들을 했고, 물론 그렇게 말하고 후회하는 시간은 성장을 위해서는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가벼움을 드러내는 건 고단했다. 핵심을 뚫는 말, 지혜로운 말, 배려하는 말들을 하고 싶다. 여기저기 나뒹구는 말 말고. 말의 빈곤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자, 공부하고 경험하자
p205. “말은 은이요, 침묵음 금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러나 침묵은 말의 준비 기간이요, 쉬는 기간이요, 바보들이 체면을 유지하는 기간이다. 좋은 말을 하기에는 침묵은 필요로 한다. 때로는 긴 침묵을 필요로 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 아니요, 농도 진한 말을 아껴서 한다는 말이다. 말은 은같이 명료할 수도 있고 알루미늄같이 가벼울 수도 있다. 침묵은 금같이 참을성 있을 수도 있고, 납같이 무겁고 구리같이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금강석 같은 말은 있어도 그렇게 찬란한 침묵은 있을 수 없다.
피 선생은 갑자기 때로는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시는데, 정직하고 우직하신 그의 글들을 읽다가 왜 그런 말을 하신 걸까 싶었다. 내 마음을 건드는 무언가가 이 글에 적혀 있던 것이 분명했다. 그의 말이 뒤에서 말하기를 권유하는 말이 아님을 깨달았다. 세상 살아가며 정직하고 선하게 사는 것이 미덕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마음을 옭아매지 말라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살라는 말이었다.
나는 나의 삶을 진정으로 누리고 있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결국 내가 지금, 주어진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그것이 중요하다.
p237. 비원은 창덕궁의 일부로 임금들의 후원이었다. 그러나 실은 후세에 나를 위하여 설계되었던 것인가 한다.
p238. 비원은 정말 나의 비원이 될 것이다.
나의 마음을 알아봐 주는 한 사람으로 인해 행복할 수 있다. 오롯하게 존재할 수 있다.
p254. 나에게는 수십 년 간 사귀어 온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하나 둘 세상을 떠나 그 수가 줄어 간다. 친구는 나의 일부분이다. 나 자신이 줄어 가고 있다.
“내 처지 부끄러워 헛된 한숨 지어 보고
남의 복 시기하여 혼자 슬퍼하다가도
너를 문득 생각하면 노고지리 되는고야
첫새벽 하늘을 솟는 새, 임금인들 부러우리”
-셰익스피어 <소네트 29번>
- 좋은 문장들을 발견하고, 기록하고자 합니다.
-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