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이 밝았다.
열두시가 되자마자 보신각의 타종 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시작했다.
국가 애도 기간이라 조용히 진행되었는데 그래서인가 종소리가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고양이는 새해인 줄 아는 건지 열두시부터 우다다를 시전하더니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한시쯤 지쳐 쓰러져 잠에 들었다.
올해의 첫 시작인데 또 계획도 야무지게 세워보자며 새벽부터 메모장을 찾았지만 우다다 고양이가 휩쓸면서 종이가 다 찢겨나가고 책상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후후.
그래도 건강하니 그걸로 감사한다.
한숨 자고 일어나 새해이니 고깃국에 떡을 낭낭이 넣어 떡국을 한 사발 먹어주고 집안을 둘러본다.
새해인데 집 구조를 또 바꿔볼까.
옷을 정리할까 고민하다 고양이와 놀아준다.
새벽에 즐거웠는지 아침에 보니 머리맡에 누워 내가 일어날 때까지 잠들었다 움직이면 쳐다봤다 한 것 같았다.
날씨는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산책하기에도 좋았다.
아침부터 러닝을 즐겼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나라엔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한다.
카페를 가려다가 벤치에 앉아 메모장을 꺼낸다.
간단히 계획을 세워보려 한다.
우선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 정리를 끝내야 할 것들이 생겼다.
책을 생각보다 많이 읽지 못해서 책 읽는 시간도 늘려야지.
물건의 수도 조금 더 줄여보도록 하고.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을 3개만 해보기로 한다.
작년엔 5개 정도 한 것 같은데 생각을 넓히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올해는 3개로 줄이고 조금 더 깊이 있게 해보자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나를 칭찬해 주고 사랑해 주기.
마지막이 제일 중요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발이 시리기 전에 금방 끝내버렸다.
엉덩이를 훌훌 털고 일어난다.
올해는 시작이 산뜻하다.
좋은 일이 가득할 것 같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