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by 김여생

해녀들에겐 물숨이라는 것이 있다.

욕심을 부리다가 바닷속에서 숨이 모자라 큰일을 당하는 것인데,

숨이 다해 수면 위로 올라갈 때가 되면 꼭 그렇게 좋은 것들이 눈에 보인단다.

해녀들은 눈이 욕심이야. 욕심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욕심을 부리다가 몸져누웠다.

조금 더 바지런하게 살아도 될 것 같은데.

조금 더 운동해도 될 것 같은데 하다가 결국 이렇게 되었다.

마음은 그득그득인데 몸이 따라 주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 종일 누워있다.

고양이와 침대에서 한 몸이 되어 낮잠을 두 시간이나 자버린다.

이십 대 때는 역마살이 있는 사람처럼 돌아다녔다.

집은 그저 잠자는 곳 그 이상 이하도 아닐 만큼.

그러다가 아프면 한 이틀 쉬고 또 돌아다녔다.

젊은 날의 패기였지 않을까.

욕심에 눈이 멀어 달려오다가 삼십 대가 되니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래도 좋지 않았는데 여기저기 하나씩 내가 먼저 내가 먼저! 하면서 아프다고 알려왔다.

모든 것을 멈추고 다시 식단부터 하나씩 한 걸음씩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럼에도 사람은 기억력이 좋지 않아 금세 까먹고 또 비슷한 행동을 한다.

누가 쫓아오지 않는데 그저 시간이 아까운 순간들이 있다.

앞으로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 욕심이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에이 한 번만 더! 하다가 꼭 일을 그르친다.

중용의 마음가짐은 언제나 어렵다.

하루 종일 누워서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의 가지를 넓혀가다가 갑자기 슥 스쳐간다.

'욕심이나 버려.'

그래 욕심이나 버려야지 하며 웃는다.

눈앞의 것에 전전긍긍 말고 더 멀리 바라봐야지.

그러니 오늘은 쉬자!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침대에서 뒹굴거릴거다.

책도 안 읽고 택배도 안 뜯을 거다.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잔잔바리 하게 해봐야지.

과로한 백수의 이야기 끝!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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