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로빅

by 김여생

토요일마다 아쿠아로빅을 배운다.

배운 지 벌써 3개월 차다.

살짝 왕초보를 벗어난 것 같은 오만함을 가진 초보다.

집에서 수영장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 고민이 된다.

어차피 가면 샤워를 하고 들어가니 걸어가?

근데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화창하면 좋아야 하는데 사알짝 무섭다.

'하.. 무서운데 저 열기.'

'그래도 산책하며 천천히 가볼까?'

뜨거운 열기를 뚫고 걸어 나가본다.

공기가 콧속으로 수욱하고 들어오는데 숨이 턱 막히면서 정수리엔 뜨겁다 못해 익어버릴 것 같은 열기가 강타한다.

'우아아아악 이게 뭐야. 지금 5분 걸었는데 땀이나!'

정확히 5분 걸었는데 온몸에서 이제 땀구멍 열게 친구야. 하고 알려준다.

그늘은 괜찮을까? 하고 가봤지만 별 차이가 없다.

지체하면 안 된다. 인중에 맺힌 땀을 날리며 빠르게 걸어본다.

주변에 있는 풀과 매미와 개천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건 산책이 아냐.'

빠르게 회전하여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내가 폭염을 너무 우습게 봤구나. 하며 버스에 오르니 사람들이 빤히 쳐다본다.

나의 양쪽 볼엔 발갛게 익은 토마토 두 개가 떠올라있다.

화가 난 건지 열이 난 건지 분간이 안되는.

버스를 타고 보니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다.

산책로에도 아무도 없다.

어쩌다가 이렇게 밖도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의 날씨가 되었을까.

아쿠아로빅이 끝나고 다시 한번 산책에 도전을 했지만 또 마의 5분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버스에 몸을 맡겼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안에만 있어야 한다니.'

고요한 산책로가 '와서 걸어보렴.' 하고 말을 걸지만 도저히 나갈 수가 없다.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터벅터벅 버스에서 내리는데, 또 뜨거운 공기가 수욱 온몸으로 들어온다.

'오우, 역시 안돼.'

너무 더워서인지 매미도 새들도 나무들도 새벽같이 조용하다.

아침과 밤 산책 시간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주말의 오후.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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