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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근 Aug 17. 2021

지리산 약방 어른 이야기

약이 잘 듣게 하던 비법

지리산 약방 어른 이야기


지리산 작은 고을에 소문난 약방이 있었다

그 집의 약이 한 번에 잘 들어서 소문이 난 것이 아니라 약방의 주인이 어른 노릇을 제대로 하기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아픈 사람의 가족이 약방에 와서 환자의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면 듣고 나서 처방을 내리고 약을 한 봉지만 지어 주었다

다른 약방에서는 여러 날 사용할 양의 약을 지어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약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는 이유가 있었다

보호자가 한약 한 봉지를 받아 가서 집 마당에서 약탕기에 넣고 달이다가  약이 끓어 증기가 나면 환자가 있는 방문을 열고 그 약 냄새의 수증기를 부채로 부쳐 방 안으로 보낸다

이때 환자가 그 약 냄새를 맡고 몸을 움직이던가 약 냄새가 좋다고 하는 등 반응을 보이면 약방으로 달려가서 그 반응 상태를 약방 어른에게 알려준다 그러면 환자에게 그 약이 맞는 것임으로 여러 날 분량의 약을 지어 주어서 환자가 치료되게 한다

만약 환자가 약 냄새에 무반응이면 그 이야기를 들은 약방 어른은 다른 처방을 내어 환자를 치료해냈다

환자 몸에 맞지 않은 약을 많이 지어줘서 돈만 벌면 되는 약방 하고는  운영방법이 달랐던 것이다


환자는 본능적으로 약초의 냄새에 자기 질환의 치료제 반응이 있다는 경험을 활용하여 치료 효과를 높이고 소비자는 약방 주인 말만 듣고 돈을 낭비하지 않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었던 것이다


제대로 된 어른 노릇은 공동체의 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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