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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마을 민심 척도 이장 선거

by 김용근

농촌 마을 민심 이장 선거에 들다
“아 ~ 아 ∼ 회관에서 알려드립니다 오늘 10시에 우리 마을 이장 선거가 있습니다. 각 세대주께서는 한분도 빠짐없이 회관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할머니 세대주가 16명, 할아버지 세대주가 6명, 귀농자 세대주가 4명, 나머지 젊은이 세대주가 5명 오늘은 31세대가 사는 작은 마을 이장 선거 날이다.

2년의 임기를 마친 현재의 이장이 재선에 나섰고 21년째 새마을 지도자를 해온 사람이 이장에 도전했다.
우직하기는 해도 성실하고 동네 어르신네들 농사를 다 지어주다시피 한 지도자의 이장 출마는 뜻밖이었다.

며칠 전 동네 오수 어르신 생일날 축하 자리에서 대부분의 노인들은 "자네도 인자 이장 한번 해야지"라고 했다.

"제가 초등학교밖에 못 나오고 사무적인 일도 안 해봐서 이장 능력이 안 됩니다" 지도자는 그렇게 사양을 했다.
그러나 내심 그동안 역대 이장들에게 받은 무시와 자존심 회복의 기회를 노려왔기에 어르신들의 말에 크게 동조되었다.

사양과 권유의 우여곡절 끝에 지도자와 현 이장의 선거전은 돌입되었다. 당연히 현 이장의 독주가 계속되었다.

선거 전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였다.

"큰일 났어. 지도자가 이번 이장선거에 떨어지면 이사를 간데. 울산 아들네로 가서 아파트 청소원을 할 거래 그러면 우리들 농사는 누가 지어 줄 거시어. 트랙터로 논갈고 규산질 뿌리고 이앙기로 모내고 분무기로 농약 하고 콤바인으로 벼 수확하고 그것뿐이어 하다못해 텃밭에 거름 낼일, 지붕에 비 새면 땜질해주는 일까지도 전부 지도자가 해줬잖아"

"이사를 못 가게 헐라먼 이장 투표를 잘해야 것네"

개표가 되었다. 31표 중 21표의 득표로 지도자가 이장에 당선되었다.

"자네는 왜 자네 아들 이장을 찍지 않고 지도자를 찍었는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비밀투표했잖아"

"31명 중에 영감 할망구들이 21명 인디 그러먼 어떻게 21표가 나왔겠어"

"솔직히 말하먼 우리 아들이 이장은 해도 분가해서 닭만 키우잖혀 그러니 내 농사일은 지도자가 다해 주었는디 내 농사일 안 해 주먼 큰 일인디 난들 어케허것어"

이장은 마을 민심의 계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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