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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스타킴 Dec 19. 2023

손님이 사라졌다

불안함을 떨치는 방법

날씨가 추워지니 손님이 사라졌다.

내가 손님이라도 이런 날씨에는 안 나간다.

영하 10도인데 어딜 나가나?

따끈한 방에서 유자차 한잔이면 행복할 듯하다.


나는 시골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 이것저것 하는 것도 많다.

유튜브 채널을 두 개나 하고 있고, 로스팅도 하고, 커피도 내리고, 식물도 관리한다.

내가 왜 이리 열심히 무엇인가를 분주히 할까를 고민할 때쯤 몸의 아픔이 찾아왔다.

혈압은 200이 넘었고, 고지혈증과 함께 오른쪽 눈은 모세혈관이 터져서 망막이 부었다.

좋았던 눈이 갑자기 0.3이 되고 보니 이러다가 실명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카페 정말로 고운 정 미운 정 다 들었다.

이제 손을 놓을 때가 된 것 같은 신호를 여러 번 받는다.

일단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다.

손님들 때문은 아니다. 

손님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겨울은 항상 고민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 외곽에서 장사를 하다 보면 카페의 비수기인 겨울에는 정말로 정말로 고민만 한다.

카페를 열었던 초반에는 멋 몰라서 그냥 지나갔다.

먼가 유지비가 계속 들고 카드값은 늘어가고 그러면서 적금도 깨고, 보험도 깨고, 아이들의 통장도 깼다.

사실 이런 상황이면 카페를 때려치워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이제까지 이러고 있다.


나의 계획은 원래 이것이 아니었다.

카페를 그냥 나의 사무실 겸 해서 다른 쪽(유튜브 미디어, 교육)으로 무엇인가를 해볼 계획이었으나 계획은 아직도 미지수가 되었다.


이렇게 불안한 마음이 연속으로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불안함을 즐기라고 하면 미쳤다고 할 것이다.

난 미치지 않았다.

이럴 때 나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럴 때면 난 글을 쓰게 된다.


카페라는 공간은 외로운 공간이다. 많은 사람이 친구들과 맛있는 커피 한잔과 함께 대화하러 오는 곳이지만 정작 카페의 운영자는 늘 외로운 공간이다. 나의 자리를 손님들에게 내어주고 정작 내 자리는 없는 곳이다. 이럴 때 나도 이런 고민과 괴로움을 탈피하기 위해서 이렇게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사실 내 속으로만 생각하는 그런 생각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내가 과거에 지녔던 명함 때문에 점잖은 척할 때가 많다.

얼마나 미련한 것인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그런 단체에 있다 보니 나는 몰랐었다.

내가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나는 생각보다 참 자유분방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40대에 이런 자유분방함이 터져 버렸다.

카페를 하면서 그런 일탈을 해봤다.


다양한 사람도 만나봤다.

나의 생각을 얹어 보려고도 했다.

이제는 난 안 안다.

나 정도 나이가 되면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각자의 별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이 불안감을 미래의 에너지로 쓰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는 것을 안다.

마케팅을 위해서 SNS를 활용하고, 책을 읽고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안다.

게으른 나의 유전자는 자꾸자꾸 미룬다.

내일 하자.

다음 주에 하자.


그나마 이 공간에는 나의 솔직한 마음을 크게 써 보는 곳이다.

누군가가 내 글을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글 리스트를 보니 그래도 꽤 본 흔적이 있다.

"이 글을 보신 분들 감사합니다!"


*두서없이 주절거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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