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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 Sep 05. 2016

인생에서 일을 하면서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될까.

인생에서 일을 하면서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될까. 


윗사람에게 인정받았을 때? 승진을 했을 때? 연봉이 오르거나 인센을 많이 받았을 때? 


전망이 좋은 높은 곳에 가면 아이디어가 좀 더 잘 떠오를까 싶어 노트북을 들고 무작정 부암동의 어느 카페에 왔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이선균 집으로 나온 부암동 '산모퉁이' 카페에서

내가 원하는 시공간에서,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아직도 낯설고 믿기지 않는다. 

진짜 말도 안 되게 행복하다. 


어떻게 표현해야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가슴 깊은 곳부터 충만해지는 느낌까지 든다. 

나도 이런 표현이 익숙지 않고 한편으로는 오그라드는데 사실이다. 


회사에 다닐 때는 감히 행복이라는 단어를 상상하기 어려웠다. 

내 경우는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내 재능과 끼를 펼칠 수 없는 전혀 다른 트랙에서 일하고 있었던 게 문제였다. 

사회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 내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얕보고 무시했던 결과가 너무 혹독했다. 


시간이 흘러 정신을 차리고, 정말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거야? 의문을 갖고, 판을 엎어보려 했다. 그럴때면 '다들 그러고 살아, 왜 유별나게 너만 그래' 이런 시선들이었다. 


너무 혼란스럽고 괴로워서, 정말 살기 위해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면서도,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발견했고 그들을 지켜보고, 또 그들과 소통하면서 그 주인공이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나 역시,

 '아 저렇게 살아도... 애쓰지 않고, 경쟁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도 행복할 수 있구나...' 

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결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남들보다 똑똑하지도, 잘나지도, 돈이 많지도 않다. 


남들과 다른 지점이 있다면,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로 결심한 것, 

더 이상 타인의 기준대로 살지 않기로 한 것, 

두려웠지만, 눈 질끈 감고 한 발 내디딘 것, 

그게 전부다. 


사회가 정해놓은 삶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을 꾹 참고 희생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로 결심하고 실행한 순간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할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시샘과 질투를 할 수도 있겠다. 

만약 타인의 삶에 그럴 에너지가 있다면 자신의 삶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 일상의 행복을 찾는데 썼으면 좋겠다. 


나는 대단한 것을 이룬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대단한 것을 이루려 애쓰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저 ‘지금 이 순간’ 깨어있으면서 행복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내가 다른 누군가를 보고, 아 저렇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구나 영감을 받은 것처럼, 누군가 나를 보고, 아주 사소하게나마 영감을 받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보람된 삶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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