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는 질문들
여름 감기에 걸려서 골골대는 가운데. 간만에 아픔을 경험하며 나 자신을 돌이켜보았더니.
나름 평온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할 때뿐 아니라 놀고 있는 순간에도 그 무엇에서건 '인사이트'를 받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와 어디를 갈 때에도 편안한 곳이 아니라 낯선 곳,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 나도 모르던 나를 깨어나게 해줄 곳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병이 났나?)
알게 모르게 나와 내 일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재된 압박이 있었나 보다(어쩌면 창업가에게 당연한 압박이겠지만). 어제는 하루 종일 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존재'만 해보려고 애썼다.
나는 거의 대부분의 여가 시간에 책을 읽는데. 여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함은 책 읽기조차 안 하는 걸 뜻한다. 앞서 말했듯이 매 순간 영감을 받으려고 노력하기에 책을 끊는(?!) 다는 건 나에게 어려운 일이다. 뭐 대단한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필요한 아주 실용적인 책을 읽을 뿐이지만.
며칠 동안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바꿀 수 있는 몇 가지 질문들이 떠올랐는데 그중 하나가 이 글의 제목인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내 얘기를 들었거나 강연을 통해 만나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두렵지 않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한마디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더커피클럽에 가입하면 쓰는 멤버 프로필에도 이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은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 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의 책 '린 인(LEAN IN)'에 나온다. 페이스북 본사에는 직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문구들이 포스터로 붙여져 있는 데 그중 하나라고 한다.
지나치게 신중하고 꼼꼼한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이 질문의 힘이 컸다. '두렵지 않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첫 번째는 퇴사였고, 두 번째는 강연, 그리고 세 번째가 창업이었다.
굵직하게는 그 모든 것을 이룬 지금, 다시 행동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했다. 의지는 앞서고 막상 몸은 잘 움직이지 않던 이때에... 떠오른 한마디.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다시 곱씹으며 그 과거의 성향/성과를 바탕으로 자신을 재단한다. 때로는 자기를 한탄하면서.
-아 지금까지 무엇을 한 걸까.
-나는 왜 여기까지 밖에 못했을까.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
-나는 이런 성향이야 그래서 이건 못하겠어.
분명 내가 해온 엄청난 성취들이 있을 텐데도, 과거에 잘 못한 것들만 기억이 나고 이것들에만 초점을 맞춰진다.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신세한탄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찾는 것은 좋지만 과거에 함몰되어 있는 것은 결코 발전적이지 않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갑자기 이 질문이 떠올랐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과 '미래'밖에 없다. 과거에 아쉬운 점이 있었더라도 결국에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의 미래가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쓸데 없는 과거 회상보다 훨씬 훨씬 발전적이다.
학생 때 이후로는 노트에 무언가를 써서 붙인 적이 없는데 일단 노트에 크게 적었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며칠 동안 어떤 글이라도 글을 써야 하는데 써야 하는데 생각만 하다가 이 문구를 보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라.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요새 이렇게 행동으로 연결지을 수 있는... 문득 떠오른 문장들이 많다.
앞으로 하나씩 풀어나가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