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 Sep 20. 2016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연습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일하기 - 도쿄 편 

나는 지금 도쿄에 있다. 어느 카페 구석에 앉아 오후 내내 일을 했다. 

내가 디지털 노마드가 된 방법은 간단하다. 


1. 도쿄행 비행기표를 산다. 
2. 노트북을 들고 도쿄에 간다. 
3. 아무 카페에 들어가서 일한다. 


나는 원체 여행에 관심이 없다. 현실의 삶이 너무 괴로워서 단 몇 박의 여행으로 잠시 진통제를 놓은 후, 다시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로 되돌아가는 게 나는 이상하게도 자존심이 상했다. 그 비싼 진통제의 효과는 오래가지도 않았다. 짧은 여행을 위안 삼아 현실과 타협하는 게, 삶이란 게임에서 내가 지는 것 같았다. 


단 며칠의 휴가를 가기 위해 1년을 희생하는 삶이 아니라 '삶 자체가 여행'인 것처럼 내 삶을 아예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었다. 신중한 성격상 '퇴사'까지 이르는 데는 쉽지 않았지만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퇴사를 했고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것은 내 평생소원 중 하나였다. 몇 개월 전부터 막연히 도쿄에 가고 싶었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직관에 따라보기로 하고 정말 아무 계획 없이 도쿄에 왔다. 굳이 의도한 바가 있다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일하는 연습을 하고 싶었달까. 평생소원인데 너무 쉽게 이뤘다. 


나는 요즘 '상상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꿈꾸는 것을 이루고자 한다면 수많은 바람들 중,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소 단위부터 실현하면 된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순간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물어본다. 그리고 실현 가능한 것, 아주 쉬운 것부터 실행한다. 그리곤 어느 순간 내가 상상해 보지 못한 지점까지 와 있는 것을 경험한다. 


타인의 시선과 잣대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 그렇게 살면 큰일이 날 것 같지만 처음 결심하는 게 어렵지 막상 해보면 큰 일은 커녕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그렇게도 신경 썼던 타인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적성에 맞는 일 하는 사람이 어딨어'

'좋아서 일하는 사람이 어딨어' 


어른들은 이런 말들로 우리를 위로(?)하고, 때로는 겁을 주었다. 우리가 '행복'을 갈구하면서도 막상 두렵게 여기게 된 데에는 사회와 어른들의 암묵적인 영향이 크다. 


우리가 자라면서 배워야 하는 것은 국, 영, 수가 아니라 '자신이 진정 뭘 원하는지 알고 실현'해 나가는 게 아닐까. 내가 나중에 아이를 낳는다면 무엇보다 '자신이 진정 무얼 원하는지 파악하고 응답하는 연습'을 가장 최우선으로 시키고 싶다. 


최근 나는 내 삶을 가지고 여러 가지를 실험하고 있다. 

나의 시도가 그리고 이 글이 행복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우아하지 못한 자신을 견뎌내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