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일상을 붙잡는 나만의 방법
"나는 내 인생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
-버지니아 울프-
잠자리에 들 때, 혹은 다음날 아침 따뜻한 차 함께 하루를 곱씹으며 회고합니다.
오전, 오후, 저녁을 차례로 들여다보며 감정을 떠올리며,기록하지요.
'느낌표 로그'라고 이름을 붙인 저만의 기록입니다.
몇년 전 어느 날. 정신없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하루.
일상 속에서 하루가 증발해 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정리하고 아이와 씻고 잘 준비를 하고.
그러다 보면 평일 5일이 그렇게 흐릿하게 지나가버리곤 했죠.
심지어 주말에 가족과 어딘가를 가려고 일정을 짤 때조차
그것이 숙제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이렇게 10년, 20년... 삶이 그저 삭제될 것만 같았어요.
그때부터 하루를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일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하루를 다시 들여다보자 반짝이는 순간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어요.
'친구와 수다 떨며 즐거웠던 점심 시간'이 있었고, '머리가 아팠을 때 약을 찾아 챙겨주던
소중한 팀원에게 감사했던 순간'도 있었으며, '산에 하얗게 눈이 쌓인 모습에 감탄했던 순간'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삭제되는 것만 같던 하루가,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순간 잘 보낸 하루라는 뿌듯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영국의 작가이자 수필가 버지니아 울프는 "일상의 관찰이 영감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매일 아침 글쓰기 전 일기를 썼다고 합니다.
1915년부터 1941년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26년간 일기를 써내려갔고,
결국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지요.
어제와 오늘이 비슷비슷한 하루같아서, 하루하루가 그냥 사라져 지나가버리는 것 같다면,
하루를 기록해보는거 어떠세요?
매일어 조금 더 선명해지고, 삶이 조금 더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