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이 지나도 생생해지는 순간을 만듭니다.
몇 년 전 겨울 제주 여행을 다녀와서 남긴 기록을 꺼내보았습니다.
"
제주 여행의 순간들은 하나하나가 좋았다.
창밖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해 질 녘
하늘을 바라보며 즐긴 저녁 식사,
편백탕에서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들었던 시간,
아침 햇살 아래 갈대밭을 바라보며 나눈 대화까지.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건
빈백에 몸을 기대어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았던 시간.
사실 그날 본 영화는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지만 재미있진 않았다.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포근한 빈백에 기대어
좋아하는 치즈, 와인과 함께 짝꿍과 영화에 혹평을 하며 웃었던
그 편안하고 느슨한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같다.
"
여행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단지 '좋았던 기억' 정도로 흐릿하게 남았을 것같아요.
이때의 제주 여행도 기록하지 않은 순간들은 안개 속처럼 희미해졌습니다.
하지만 숙소에 첫발을 디딘 순간의 설렘부터, 그날 밤 영화를 보며 느낀 아늑함까지, 기록해둔 순간들은 마치 사진을 보듯 선명합니다.
방문했던 장소들과 먹었던 음식들, 특히 그때 느꼈던 감정들은 기록하지 않은 부분은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져 버렸지만, 글로 남겨둔 순간들은 지금도 읽을 때마다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그때의 장면이 떠올라 저절로 미소 짓게 되죠.
우리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흐려지지만,
기록은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선명하게 간직합니다.
기록은 '성취'이며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