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감정 폭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이의 감정폭발의 말에 상처를 받는 다면

5살 빛이, 만들기를 하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도와달라고 하였습니다. 이미 짜증이 1단계 올라온 상태였습니다. 엄마가 도와주어도 의도한 대로 잘 되지 않자, 더 짜증을 내다가 결국 감정이 폭발했어요. “엄마 가! 말하지 마! 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라며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감정이 폭발하고, 짜증을 내고, 큰소리를 지르고, 상처가 되는 말을 하면 그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속상합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럴 때면 저도 마음이 요동치고, 딱딱하게 굳으며 열이 오릅니다. (이럴 때 초연해지고 싶어요.)


육아전문가분들이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아이가 감정이 폭발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기다릴게’라고만 말하고, 자극하는 말을 더하지 말고 기다려주어라.”

그래서 저는 그렇게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거나,아이의 말이 힘들게 느껴질 때는 공간을 분리했습니다. 아이에게 “방에서 감정 진정시키고 오라”고 하거나(거의 잘 안갑니다.) 아이가 “안 가!”라고 하면 '그럼 여기서 진정하고, 진정되면 엄마한테 와' 하고 제가 방으로 들어가서 심호흡을 했습니다. 잘 놀다가도 갑자기 변해버리는 아이의 기분, 그런 감정 폭발이 처음엔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이가 괜찮아진 뒤 종종 물어보곤 했습니다. “왜 그렇게 말했어? 왜 갑자기 짜증이 났어?” 하지만 실제로 대답을 들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가 스스로도 그 이유를 잘 모르기 때문이겠죠.


5살의 뇌는 아직 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감정을 조절하고 판단하는 전두엽보다, 감정이 폭발할 때 반응하는 편도체가 훨씬 더 활성화되어 있죠. 즉, 감정이 앞서고 이성이 따라오지 못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이렇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1. 아이의 감정 폭발 순간, ‘지금 아이의 뇌는 편도체가 우세한 상태구나’를 인지하기

저도 같이 휩쓸리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마음의 모양을 부드럽게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바라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가 감정에 복받쳐 상처 주는 말을 할 때에도 감정적으로 큰 타격감 없이, 필요한 대응을 차분히 하는 모습이에요. 아직 그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진정해, 괜찮아”를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연습 중입니다. 특히 도움이 된 것은 '경보. 진돗개 둘, 빛이는 지금 편도체 모드야' 하고 아이의 상태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었어요. 그럼 아이의 감정에 '반응'하는 사람에서 '관찰자'로 시선이 전환되면서 마음의 동요가 줄어들더라구요.


2. 아이가 감정을 추스릴 때까지 기다려주기

전에는 아이가 울거나 짜증을 내면 ‘이건 잘못된 거야, 빨리 해결해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을 바꿨어요. 긍정적인 감정처럼, 부정적인 감정도 자연스러운 일이며 이를 올바르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면 되는 과정이라고요.


3. 아이가 진정된 뒤, 꼭 안아주고 감정 표현 방법을 알려주기

“빛아, 이제 좀 괜찮아졌어? 만들기가 잘 안 돼서 화가 많이 났던 거지? 짜증나고 화나는 감정은 자연스러운 거야. 표현하는 것은 건강한거야.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은 옳지 않아. 다음엔 ‘나 화가 나! 나 짜증 나!’ 이렇게 마음을, 감정을 말해줘.


이런 과정을 두세 번 반복하자, 정말 신기하게도 지지난주부터는 감정이 폭발했던 순간들에서 빛이가 "엄마 싫어 아빠 싫어' 대신에, “나 정말 화나!”, “나 진짜 짜증 나!”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감동의 순간이 있었는데요. 바로 진정한 후에 저에게 편지를 써서 주었어요. 어린이집에서 다같이 쓰는 편지 빼고는 거의 처음받아본 편지였어요. 삐뚤삐뚤 맞춤법틀린것까지 귀여운. 감동하여 눈물, 빛이도 안아주니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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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게 그래도 잘한 것은 '감정을 다른 사람 상처주는 방식이 아니라 내 감정을 잘 표현한거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아이는 감정의 언어를 배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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