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에 서사가 입혀질 때 관심이 되고, 앎으로 확장된다.
'단종, 조선 제6대 왕. 짧은 즉위기간.'
학교를 다니며 배운 한국사에서, 단종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한, 두 줄 정도였다.
어떤 내용인지 영화의 배경지식도 크게 없이 보게 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나는 '역사 영화'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현재의 생에 바빠, 지나간 우리의 조선을 들여다보고 돌아볼 일이 있었나. 아마도 내가 특히 '단종'을 생각한 것은 고등학생 시절 암기하듯 역사를 접하던 그때뿐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 수십 년? 간 단종에 깊은 생각은 물론 떠올린 적도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영화는 주목받지 못했던 왕 단종에 우리를 몰입하게 하였고, 이해하게 하였고, 눈물 흘리게 만들었다. 국민들을 백성으로 만들었다.
어떤 이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당시 제대로 치르지 못한 단종의 장례를, 지금 온 국민이 함께 치르는 것 같다. -온라인의 영화 평 -
스토리는 마음을 움직이고 관심으로 확장된다.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달하거나 호기심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팩트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이입되는 '입체적인 이야기, 즉 서사'를 입혀야 한다.
한국사가 살아있는 역사가 아닌 암기 시험 과목으로만 느껴지던 때,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책을 만났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인물과 사건이 원인과 결과로 이어진 줄글 서사였고, 나는 그 책을 통해 처음으로 역사가 '살아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느꼈다.
실제로 우리의 뇌는 파편화된 정보보다 '원인과 결과'가 연결된 정보를 훨씬 선호한다.
메시지가 스토리 형태로 전달될 때, 단순한 사실보다 22배 더 기억된다. - 인지심리학자 제롬 브루너 -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자연스레 아이의 학습으로 생각이 이어졌다.
요즘 아이에게 어떤 지식이나,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전할 때 '스토리'를 통해 건넨다.
아이가 훨씬 즐겁게 받아들이고, 기대하고, 재밌어하며, 또 읽어달라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화산이나 바닷속 해양생물, 체스 말이 움직이는 규칙 같은 지식부터, 자신의 컴포트존을 확장해 나가는 이야기 같은 삶을 바라 보는 태도나 사고방식까지 말이다.
그리고 이런 주제는 아이의 일상생활에서 궁금증이 생길 때 맞춰 스토리로 전해준다.
스토리를 만들고, 그림책처럼 인쇄하는 것은 AI의 도움으로 5분, 10분이면 가능하게 되었다.
스토리는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