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율하 Oct 02. 2016

연인간의 연락에 대한 고찰 II

(두번째 이야기, 잦은 연락을 원하는 나와 그렇지 않은 너)



많은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연락에 대한 문제는 인터넷에서 쉽게 그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중 밤새 이야기해도 모자랄 닳고 닳은 주제. 연락 횟수와 연락 빈도에 대한 연인 간의 갈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A는 연인과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좋다. 퇴근은 했는지, 집에서 뭘 먹고 있는지, 어디를 나갈 건지 등등 연인과 떨어져 있지만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B는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한 사람이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은 집에서 차분히 정리하며 내 시간을 갖는 것이 하루 중에 중요한 일과 중에 하나다. 

이 두 사람이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면?


정말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이 일에 대해서 많은 연인이 문제를 겪고 있고 잦은 다툼이 일어나는 걸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 역시 이전 연애에서 이런 문제를 겪었고 헤어짐에 있어서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중에 이 이유가 있었음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답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읽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이 문제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연인 간에 많은 부분을 서로 맞춰가고 이해하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납득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은 문제이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 이 문제가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일까? 그건 누구도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로서 상대방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머리로는 상대방이 다르다는 걸 알지만 마음으로는 상대방이 틀린 것처럼 느껴진다. 그게 가장 큰 문제이다.


위에 등장했던 두 사람 중, 

A는 [내 시간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고 그래서 네가 뭘 하는지도 궁금하다. 함께 있고 싶고 함께 하고 싶지만 지금 네가 곁에 없어 연락하고 싶다. 지금 연락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에 네가 생각난다. 너 역시 내가 보고 싶은지 궁금하다.]

B는 [스스로 집중할 내 시간과 내 공간이 필요하다. 조금은 무신경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크게 연락에 집착하지 않는다. 내가 뭔가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것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애초에 핸드폰 자체를 많이 들여다보지 않는다.]


이렇게 가진 생각들을 나열해보면 마치 A 혼자 B를 더 많이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결코 아니다. B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할 일이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가진 성향 외에 B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타인이 A일 가능성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 관계에서 스마트폰을 없애고 아주 예전의 연애로 돌아간다면 연락과 관련해서 문제가 사라질 거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미 우리는 10초의 시간으로도 상대방에게 안부를 묻는 것이 가능한 시대에 와 있으므로 두 사람은 이 문제로 계속해서 부딪힐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부딪히는 와중에 서로는 서로의 감정을 점점 숨기게 되고 A는 B의 눈치를 보고 B는 A를 답답해하며 어느 한쪽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에 도달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는 A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같은 A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B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B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끝없는 평행선을 걸으며 계속되는 싸움을 경험해야 할 테니까. 그렇지만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마음이 빠져버렸는데 순간 그 사람이 A의 성향이 무슨 소용이고 B의 성향이 무슨 소용인가 그저 그 사람이 좋을 뿐일 텐데…. 그래서 나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이런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생각하기를 권한다.


내가 A 같은 사람이라면,

- 상대방은 틀리지 않았다. 나와 다를 뿐이다.                     

- 무심한 게 아니라 상대 역시 나를 사랑함을 마음으로 느낀다.                                               

- 연락의 빈도수가 사랑하는 정도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 내가 노력하는 만큼 상대방도 노력하고 있음을 바라보자.


내가 B 같은 사람이라면,

- 상대방은 틀리지 않았다. 나와 다를 뿐이다.                             

- 상대방의 행동이 나를 사랑하는 것에 기인한다.                  

- 상대에 대한 애정이 궁금함으로 연결되고 그 궁금증이 곧 연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자     - 내가 노력하는 만큼 상대방도 노력하고 있음을 바라보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나 혼자만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의미로든 양쪽 다 스트레스를 받고 서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기에 끊임없는 대화하고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연인간의 연락에 대한 고찰 I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