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라는 스포츠의 특징 중 하나는 공격타임과 수비타임이 명확하게 구분된다는 점이다. 경기 전체 시간이 주어진 상태에서 공수로 시시각각 변하는 타 스포츠들과 다르게 공격의 시간과 수비의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야구에서는 공격에서의 기량과 수비에서의 기량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기록 또한 공격과 수비 각각의 경우라 나눠서 관리된다. 이 선수가 얼마나 잘 치는 선수인지(AVG), 얼마나 출루 능력이 좋은지(OBP), 장타를 잘 만들어 내는 선수인지(SLG) 등등 다양한 공격 지표가 있고, 이 선수가 9이닝 당 내준 평균자책점이 얼마인지(ERA), 이닝 당 볼넷과 안타를 어느정도로 허용하는지(WHIP) 등등 투수와 관련된 수비 지표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종합지표가 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와 같은 지표인데 이 WAR같은 경우는 지표의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다.
각설하고, 이렇게 야구는 공수 각 상황에 맞춰 기록을 내세우며 그 가치를 평가하는데 그것이 또 야구의 재미이자 매력이다.
수비에서 기가 막힌 호수비를 펼친 선수가 다음 공격 이닝에서 멋지게 안타를 치면서 흐름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 수비에서 실책으로 실점을 했지만 공격에서 홈런으로 그 실책을 만회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공격을 하는 동안에는 수비에서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수비 할 때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 생각 할 필요가 없다. 지금 이 투수의 공을 때려내느냐 마느냐 공격에만 집중을 하면 된다. 그 타석에 있는 순간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건 타자로서의 역할이다. 수비를 할 때는 내가 공격 할 때 안타를 쳤던 홈런을 쳤던 삼진을 당했던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상대편의 공격을 어떻게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잘 막아낼 지 집중을 하는 것이 수비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방법이다.
공격과 수비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고 팬들 또한 집중해서 그 각각의 입장에 몰입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 참 재밌는 것 같다.